野, 시계·보좌진 증거인멸 의혹 추궁…북극항로 경제성·퐁피두도 도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생곡 생활폐기물 소각장 건립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은 이미 수사가 끝난 사안을 다시 꺼내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엄호한 반면 야당은 전 시장의 정치적 책임을 따져 물으며 정면 충돌했다. 생곡 소각장과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북극항로 경제성 등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2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행안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생곡 소각장 사업의 행정적 연속성과 부산시 현안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생곡 소각장 사업이 2017년 서병수 시장 당시 시작돼 주민 이주비 910억원이 투입됐고, 2020년 입지 선정과 2023년 입지 결정 고시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박형준 전 시장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면담 이후 사업 용역이 중단된 과정에 공식 지시나 내부 검토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 시장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각장 건립이 지연되면 폐기물 처리비가 크게 늘어난다며 “행정의 신뢰, 정책의 연속성, 부산 시민 전체의 막대한 피해로 돌아올 수 있는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2030년 폐기물 직매립 금지 이후 처리 대책을 따져 물었다. 부산의 하루 폐기물 발생량이 1800t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만으로는 약 500t이 부족하고, 민간 소각시설을 이용할 경우 비용이 10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 시장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둘러싸고는 여야가 거세게 충돌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가 이미 끝난 사안을 부산시 국감에서 다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과거 한동훈 의원 자녀 의혹을 경찰청 국감에서 다룬 것과는 “다른 결”이라며 “오늘은 부산경찰청도 아니고 경찰청도 아니고 부산광역시”라고 말했다.
반면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전 시장에게 2018년 통일교 천정궁 방문과 까르띠에 시계·현금 수수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진 의원은 통일교가 구입한 시계와 같은 일련번호의 시계를 전 시장 지인이 보유하게 된 경위와 의혹 제기 이후 보좌진들이 업무용 PC를 초기화하고 저장장치를 파손·폐기한 사건도 따져 물었다.
전 시장은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진술했고 강도 높은 경찰과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를 통해 다 가려진 사실”이라며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보좌진의 증거인멸과 자신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인과관계가 없다는 수사 결과가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진 의원이 전 시장의 과거 '법적 책임보다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더 우선시된다'는 발언을 꺼내 책임론을 제기하자 전 시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부산 시민들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렇다고 제가 사퇴하나. 사퇴해서 지금 보궐선거 해야하나. 그것이 시민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냐”라고 맞받았다. 이어 “지난 7개월, 8개월 계속돼 왔던 정치적 공격을 이제는 중단해 주십사 한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야당의 추가 공세에도 “저는 지금 당당하게 시정에 임하고 있다”며 “의혹의 대상이 아니고 수사가 끝났다. 시계와 돈은 입증하지 못했다”고 재차 반박했다.
생곡 소각장을 두고도 야당은 주민 수용성 문제를 파고들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약 910억원의 주민 이주 비용이 소각장 건립에 따른 매몰 비용이라는 부산시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매몰 비용보다 갈등 비용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대체 입지를 포함해 열린 자세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 시장은 “2017년부터 법령이 정하는 절차와 과정을 거쳐 아무 문제없이 진행돼 오던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후 보충질의에서는 “생곡 소각장 문제는 타협이 있을 수가 없다”며 “대체 부지를 검토한다면 행정의 신뢰는 물론이고 정책의 연속성이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북극항로 경제성도 도마에 올랐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수에즈항로 대비 컨테이너당 운송비가 오히려 55~93% 높다는 연구 결과 등을 제시하며 “장밋빛 전망만 내놓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 시장은 러시아와 중국, 미국, 일본 등이 북극항로에 투자하고 있다며 “해운항만 경쟁력이라는 것은 1~2년 투자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상업적 가치는 단순히 물류 비용뿐만 아니라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가져오는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경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사업 중단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야당에서는 부산시가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협의 자료 등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전 시장은 사업비가 당초 1100억원에서 공사 과정에서 1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고 매년 약 120억원이 필요하다며 “부산의 재정을 파탄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민 참여와 숙의 과정을 거쳐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민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부산도시공사 공공임대주택 1만5811가구 가운데 9583가구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며 현재 속도라면 전체 설치에 31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전 시장은 “의원님께서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같은 생각”이라며 자동확산소화기 등 화재 안전 대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