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급성장세⋯'반도체 효과' 전자부품업 중심 급등
소기업 평균 100% 못 미쳐⋯"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
이자부담 없는 기업 비중 50.3→51.4%⋯1.1%p 확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이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도체 등 대기업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대기업이 한 해 번 돈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대비 400%를 상회했다. 그러나 소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422%로 집계됐다. 2023년 236%대에 머물렀던 대기업 이자보상비율은 2024년 341%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00%대에 진입, 매년 50%p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이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023년(307%)만 하더라도 대기업보다 높았던 중견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24년 297%, 2025년 303%대로 주춤한 모양새다. 중기업 역시 2023년 260% 수준이던 이자보상비율을 여전히(25년 260%) 유지하는데 머물렀다.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영세한 소기업의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평균치는 50%에 그치며 해마다 뒷걸음질(23년 61%, 24년 56%)치는 모양새다. 해당 수치가 100% 미만인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잠재 부실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암울한 수치다.
대기업이라고 해도 각 업권별 상황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반도체 수출 개선세 속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나타낸 분야는 역시나 전자부품 및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부문이다. 한은이 집계한 해당 분야 대기업의 이자보상비율 평균치는 지난해 기준 무려 237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1061%)보다 2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불과 2023년만 하더라도 이들의 이자보상비율이 -44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기타기계장비 대기업도 이자보상비율 960%대를 기록했고 의료, 정밀, 광학기기 대기업(629→749%) 역시 100%p 이상 상승했다. 자동차 대기업의 경우 전년(1282%) 대비 둔화했으나 여전히 900%를 크게 웃돌며 견조한 재무상황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도소매 대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456%대로 전년(397%)보다 50%p 가량 상승했다. 숙박과 음식업 관련 대기업 역시 전년 대비 20%p 가량 올랐지만 평균 이자보상비율이 200% 초반에 그쳤다. 건설 대기업의 경우 2024년(133%)에 이어 지난해(167%)에도 100%대에 머물렀다. 운수·창고업을 영위 중인 대기업도 2024년 200%를 웃돌았으나 지난해 들어서는 176%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전기장비 업종은 대기업 평균 이자보상비율이 마이너스(5%→-69%)로 돌아선 모습도 보였다.
이밖에 지난해 부담한 이자 비용이 전무했던 기업 수는 50만4957곳으로 파악됐다. 해당 기업 비중은 전년도 50.3%에서 51.4%로 전년 대비 1.1%p 확대됐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들 기업을 전부 무차입기업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원칙적으로는 이자 부담이 없는 만큼 재무건전성 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의 기업경영분석 조사는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중 일부 기업을 제외한 일반 기업 98만2767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제조업은 18만7804곳(대기업 2908곳), 비제조업은 79만4963곳(대기업 6832곳)이다. 한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제조기업 수는 전년(18만6490곳)보다 1300곳 가량 늘었고 비제조기업은 2만 곳 증가했다. 한은은 각 기업 법인의 재무제표를 업종과 규모로 분류해 전체 세부 재무비율을 산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