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국내 의료 현장에 도입된 가운데, 일라이릴리의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가 두 번째 치매 신약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신약 키썬라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심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키썬라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통상적으로 신약 허가 심사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이르면 올해 연말에는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서 국내에 도입된 에자이의 레켐비는 지난 2023년 6월 식약처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심사를 거쳐 약 1년여 만인 2024년 5월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적응증과 작용 기전 등이 유사한 만큼, 키썬라의 심사 과정 역시 이와 유사한 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키썬라는 이미 2024년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2025년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잇따라 규제 당국의 품목허가를 받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키썬라가 성공적으로 식약처의 문턱을 넘게 되면 국내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신약 옵션은 레켐비와 키썬라 두 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키썬라와 레켐비는 뇌에 축적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물질로 지목되는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Aβ) 플라크를 직접 제거하는 원리로 질병의 진행 속도를 유의미하게 늦춘다. 둘 모두 중증 치매 환자가 아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장애 및 초기의 경증 치매 환자에게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키썬라는 레켐비보다 환자의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가 2주에 1회 투약하는 것과 비교해 키썬라는 4주에 1회 투약해 환자의 의료기관 방문 횟수가 적다. 또한 임상 3상에서 확인된 효과성 수치도 다소 차이가 있다. 키썬라는 환자 1736명이 참여한 임상 3상(TRAILBLAZER-ALZ 2) 결과 투약 18개월 시점의 1차 유효성 평가변수 통합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iADRS)에서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위약군 대비 35% 지연시켰다. 2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임상치매척도 박스총점(CDR-SB)의 저하 속도 역시 36% 늦췄다. 레켐비는 임상 3상(CLARITY-AD)에서 CDR-SB의 저하 속도를 위약군 대비 2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두 약제는 주요 부작용 데이터도 차이를 보였다. 3상에서 키썬라 투약군의 뇌부종(ARIA-E) 발생률은 24%, 미세 뇌출혈(ARIA-H) 발생률은 31.4%로 확인됐다. 레켐비가 각각 12.6%, 17.3%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다만 이 결과는 독립적인 임상시험 결과 도출된 수치로, 두 약물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약 선택지가 확대된 이후에도 환자 접근성은 당분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레켐비와 키썬라 모두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기준을 레켐비의 약제비는 500mg/5mL 1회 바이알 당 87만원 선으로 높게 책정됐다. 레켐비의 권장 투여 주기인 2주 1회 간격으로 18개월 동안 투약을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환자는 총 36회의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며 순수 약제비만 3000만원을 초과한다. 부작용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영상 검사와 진료비 등을 고려하면 환자의 의료비 지출은 더욱 늘어난다.
키썬라와 레켐비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실적 공시에 따르면 에자이의 레켐비 매출액은 연간 약 880억엔(7374억3120만원)을 기록했으며, 일라이릴리의 키썬라 연간 매출액은 2억4950만달러(3308억3700만원)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