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꾼 철도ㆍ인터넷, 투자자는 울었다⋯AI도 같은 길 걷나

입력 2026-10-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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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과잉투자 역사 반복 가능성 경고
美 AI 인프라 투자 2032년까지 10조달러 전망
“투자 중단돼도, 계속돼도 위험 딜레마”
NYT “코어위브ㆍ오라클 등 차입시장 균열 노출”
미국 내 대형 데이터센터 47곳 건설 차질

▲데이터센터에서 시설을 점검하는 IT 엔지니어. (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센터에서 시설을 점검하는 IT 엔지니어. (게티이미지뱅크)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 속에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쏟아지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 걸맞은 수익을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과거 철도와 인터넷 등 혁신 기술의 확산 과정에서 과잉투자로 투자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을 거뒀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AI 관련주 급락이 일깨운 교훈: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현재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은 철도와 인터넷 등 과거 대규모 자본투자 사업들이 겪었던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이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네 단어로 꼽은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t‘s different)’는 말을 인용하며 AI 투자 열풍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AI 관련 기업들이 현재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대규모 투자의 수익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19세기 철도 투자 거품과 2000년대 전후 닷컴 버블 당시 인터넷 통신망 구축은 사회에 막대한 혜택을 가져왔지만 투자자들에게는 큰 실망을 안겼다.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거나 뒤늦게 발생했다. 또 경쟁이 심화하면서 초과이익이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돌아가기도 했다.

특히 이번 AI 투자 열풍은 과거 어느 때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스테인 판 니우에뷔르흐 교수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2032년 미국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인프라에 총 10조3000억달러(약 1경4077조원)가 투자될 것으로 추산됐다.

해당 기간 미국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3.6%를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셈이다. 이는 과거 운하(1836∼1841년) 0.66%, 철도(1870∼1890년) 2.24%, 고속도로(1956∼1973년) 1.13%, 통신·광섬유망(1996∼2003년) 1.10% 등 주요 인프라 건설 붐 당시 GDP 대비 연평균 투자 비중을 크게 웃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와 수익도 막대하다. 그러나 AI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천문학적인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못할 수 있다.

매킨토시는 “AI 투자 열풍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해도,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위험이 따르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면서 “투자가 지연되거나 축소되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받고, 투자가 계속되더라도 AI의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대규모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는 정말로 ‘이번에는 다르다’는 결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코어위브와 오라클 등의 사례를 들어 그동안 AI 인프라 투자 열풍을 떠받쳐온 차입시장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51곳을 운영하며 720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코어위브의 회사채 금리는 지난주 15%를 넘어섰고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60%를 웃돌았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 인허가 지연으로 차입금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소프트뱅크의 디폴트 위험을 보장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도 급증했다. NYT는 AI 기업들이 당장 조달해야 하는 막대한 자금과 향후 창출할 수익 사이의 불일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서 올 들어 최소 47건의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중단,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막대한 차입을 바탕으로 추진됐던 AI 인프라 건설이 자금조달 부담과 공사 지연, 지역사회의 반발 등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고 짚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중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약 35%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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