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 상장사 중 최대

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강자 키옥시아가 주가 급락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신용매수 잔액으로 추가 하락 압력에 직면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도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15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신용매수 잔액이 9200억엔(약 58억달러, 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증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몇 달간 AI 관련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향후 성장세를 앞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AI 관련주들이 거센 매도 압력에 시달려 왔다.
키옥시아는 이러한 매도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종목 중 하나로, 주가는 6월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63% 급락했다. 이날 오전 현재는 1만3645엔에서 거래되고 있다.
키옥시아 주가 하락과 함께 거래도 위축되면서 16일 거래대금은 최고치 대비 84% 급감한 7660억엔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일부 신용거래 투자자들은 매수가보다 낮은 가격에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야 할 위험에 처했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문제는 신용매수 규모가 지나치게 부풀어 올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이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들이 신용거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주식을 강제로 내다 팔게 되면 주가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도카이도쿄 인텔리전스랩의 산도 쇼타 애널리스트는 “키옥시아 주가가 고점 부근이었을 때 매수한 투자자들의 신용거래 만기가 도래하는 12월 말 무렵까지는 신용매수 잔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도쿄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일본거래소그룹(JPX)이 이달부터 주요 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에서 키옥시아의 편입 비중을 확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일본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필립캐피털재팬의 마스자와 다케히코 주식거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키옥시아 주가 상승세를 보고 매수에 나섰던 단기 투자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주식을 사들일 유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헤지펀드와 개인 단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줄어든 것이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키옥시아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힘입어 키옥시아의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은 약 5조6000억엔으로 지난해의 약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옥시아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6일 3.2배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미국 경쟁사 샌디스크의 6.2배와 비교하면 키옥시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또 키옥시아의 토픽스 지수 편입 비중 확대에 따라 2조엔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럼에도 거래가 과거처럼 활발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할 만한 촉매제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이밖에 주가 변동성이 줄어든 것도 단기 투자자들에게 키옥시아 주식의 매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