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 ‘총장 연임 길 터주기’ 논란…교수회 반발 확산

입력 2026-10-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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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 현 총장 단임제 적용 부칙 의결…참석자 104명 중 102명 찬성
대학은 단임제 삭제 추가 입법예고…교수회 “선출 규칙을 당사자가 고쳐 쓰나”
총장추천위 구성까지 손질…제도 개선 명분에도 절차적 정당성 도마

▲국립창원대학교 교수회에서 총장의 연임에 대한 규탄 성명서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제공=창원대학교 교수협의회)
▲국립창원대학교 교수회에서 총장의 연임에 대한 규탄 성명서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제공=창원대학교 교수협의회)

국립창원대학교의 총장 선출 규정 개편이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현직 총장의 연임 가능성을 둘러싼 정면충돌로 번지고 있다. 교수회가 박민원 총장에게 기존 단임제 규정을 적용하는 부칙을 의결한 가운데, 대학이 단임제 조항을 삭제하는 추가 입법예고를 강행하면서다.

논란의 핵심은 총장 임기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현 총장에게 적용되는 규정을 누가, 어떤 절차로 바꾸느냐는 문제다. 총장 선출 규칙을 둘러싼 견제 장치와 구성원 합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립창원대는 지난 16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추가 입법예고했다. 제정안은 총장 임기를 규정한 제5조에서 단임제 조항을 삭제하고,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방식도 바꾸는 내용을 담았다. 대학은 교육공무원법에 총장 중임을 별도로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구성원의 선거권과 후보자의 공무담임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법예고 직후 교수회는 ‘대학판 셀프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수회는 단임제 폐지가 장기집권의 길을 열고,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변경이 현직 총장의 재출마에 유리한 판을 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회 추천·심의 절차를 없애는 것은 학내 견제 장치를 약화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교수회의 반발에는 앞선 규정 개편 과정이 깔려 있다. 교수회는 지난 1일 전체교수회 임시회의에서 현 총장에게 기존 규정의 단임제를 적용하는 취지의 부칙을 의결했다. 참석자 104명 가운데 102명이 찬성했다. 교수회는 박 총장이 기존 규정에 따라 선출된 만큼, 이후 규정이 바뀌더라도 재출마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학은 해당 제정안의 재심의를 요청했고, 단임제 조항 삭제를 담은 추가 입법예고를 이어갔다. 대학의 공식 입법예고문에는 단임제 삭제에 따른 부칙 경과조치 정비도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교수회가 현 총장에게 기존 규정을 적용하려는 움직임과 대학이 단임제 자체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규정 개편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변경도 논란의 한 축이다. 기존에는 교수회가 교원위원 13명을 추천했지만, 개정안은 각 단과대학과 거창·남해캠퍼스에서 1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총학생회와 총동창회 추천위원은 각각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내용도 담겼다.

대학은 통합대학 출범에 맞춰 구성원 참여를 넓히고 국립대학 다수의 운영 방식에 맞추려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교무과 관계자는 “현재 전국 4년제 국립대학 27곳 중 총장 단임제는 10곳만 시행 중”이라며 “제도 개선은 한 개인을 위한 게 아니라 향후 15년, 20년 뒤 토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만으로 논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총장 선출 규정은 대학의 권력 구조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현직 총장의 임기와 재출마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을 바꾸면서, 그 규정의 적용 대상과 경과조치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면 절차의 투명성과 구성원 합의가 먼저 확보돼야 한다.

교수회 심의 절차 삭제 논란까지 고려하면, 이번 갈등은 단임제 존폐만의 문제가 아니다.

총장 선출 규칙을 바꾸는 과정에서 교수회가 어떤 견제 권한을 갖는지, 대학 구성원의 의견이 실제로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함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대학은 제도 개선이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 설명은 의도에 대한 해명에 그쳐서는 안 된다. 현 총장에게 개정 규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교수회가 의결한 부칙을 왜 재심의 대상으로 삼았는지, 규정 개편 과정에서 구성원 합의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총장 선출 규칙은 총장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규정이 아니다. 대학 권력을 견제하고 구성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바꾸려는 쪽이 먼저 입증해야 할 것은 개정의 필요성만이 아니라, 그 과정이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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