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관세 포함 30개당 수입단가 4만3923원…시범 도입 비용·효과 평가 방침

한 판(30개)을 들여오는 데 4만원 넘게 든 브라질산 계란 수입 논란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비상시 활용할 공급망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계란조차 선적 직전 수입이 취소된 사례를 들어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수입 구조의 위험을 짚었다. 다만 장거리 항공운송에 따른 재정 부담과 시범 도입의 실질적 효과는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17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계란은 필요하다고 어느 나라에서나 곧바로 수입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가 간 검역·위생 절차뿐 아니라 현지 가축질병 발생 상황과 운송 여건까지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선란 수입을 추진한 배경에는 국내 생산기반이 회복될 때까지 공급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부터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체 산란계 사육 마릿수의 약 13.7%인 1134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농장에 산란계를 다시 들인 뒤 계란 생산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약 6~9개월이 걸린다.
현재 우리나라가 신선란을 수입할 수 있도록 검역·위생 절차를 마친 국가는 미국·태국·브라질 등 10개국이다. 그러나 올해 1월에는 계약된 미국산 계란이 현지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수입금지 조치로 선적 직전 수입이 취소됐다.
다른 국가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제약이 있었다. 태국산 수입을 확대했지만 확보 가능한 물량이 제한적이었고, 스페인·네덜란드는 폭염 등으로 공급 여건이 좋지 않았다. 농식품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폴란드·뉴질랜드는 수출 희망업체가 없었다. 정부는 미국산 수입을 유지하면서 3월 태국산, 7월 브라질산, 9월 덴마크산을 추가로 도입했다.
송 장관은 브라질이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에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국내 겨울철과 다른 계절적 여건을 활용하고 여러 지역에 공급처를 확보하면 특정 국가의 질병이나 기상 상황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취지다.
올해 정부가 미국·태국·브라질·덴마크에서 수입한 신선란은 총 1억3324만 개다. 브라질산 112만 개는 전체 수입량의 약 0.8%다. 농식품부는 소량 시범 도입을 통해 해외작업장 등록부터 국제운송, 검역·통관, 국내 유통까지 실제 수입에 필요한 절차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가 최근 공개한 브라질산 계란 수입비용은 약 16억원이다. 현지 계란 구매비 약 2억원에 대한항공 운송비 약 11억원과 관세 약 3억원이 더해졌다. 관세는 국내 세입으로 귀속됐다. 30개 기준 수입단가 4만3923원은 항공운송비와 관세 등을 포함한 비용으로 국내 소비자 판매가격과는 다르다.
정부는 수입국별 도입 원가와 관계없이 정책적으로 정한 공급가격을 적용했으며 전체 수입 기간 평균 공급가격은 개당 약 131원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이익보다 수급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 목적을 뒀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비용 부담을 짚으며 “재정적 부담과 시범 수입이 가져온 실질적 효과에 대해 더욱 면밀히 평가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국내 수급 상황과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브라질산 수입 여부와 물량을 정할 방침이다.
정상회담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수입했다는 지적에는 정부가 별도로 해명했다. 농식품부는 전날 브라질산 계란 수입이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 국내 수급 안정과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양국 농림당국이 이전부터 논의·추진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정상회담에서 계란 수입과 관련한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송 장관은 이날 SNS에서 안전성 우려에도 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6단계 위생평가를 거쳐 브라질의 위생관리체계가 우리나라와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고, 우리나라에 등록된 작업장에서 생산된 계란만 수입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에 들어온 브라질산 계란에 대한 검사에서도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수입을 통한 단기 대응과 함께 국내 생산기반 강화도 병행한다. 농식품부는 AI 방역과 산란계 농가 시설 현대화,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내년 예산안에는 사육시설 신·증설을 위한 융자 3000억원을 반영했다.
송 장관은 “계란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내 공급기반을 내실화하겠다”며 “불가피하게 수입할 때는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검역과 식품 안전 관리에도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