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우리나라의 원화 기준 수출물가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와 석탄,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품목물가가 낮아진 영향이다. 반면 우리나라 교역 실질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또다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월간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는 전월 대비 0.8% 낮은 182.29(2020=100)로 추산됐다. 이는 전월 감소폭(-3.5%) 대비 개선된 것이긴 하나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환율 효과를 배제한 9월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2.6%, 전년 동월 대비 44.5%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기준 41% 급등하며 1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8월 평균 1406원을 웃돌던 원·달러환율이 한 달 만인 9월 1359원으로 3.4% 가량 낮아지면서 수출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부문별 수출물가 추이를 보면 농림수산품이 냉동수산물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공산품 역시 경유와 휘발유 등 석탄및석유제품 상승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 수출물가가 낮아지면서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반도체 등이 포함된 컴퓨터와 전자및광학기기 수출물가는 1.8% 하락했다. 수출 효자품목인 D램 수출물가도 예외없이 1.2% 하락했고 전기장비 중 2차전지 물가 역시 3.4% 낮아졌다.
반면 9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7% 오르며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흐름 속 광산품과 석탄 및석유제품 상승 영향을 받았다. 실제 8월 평균 두바이유가가 배럴 당 88.75달러에서 9월 들어 113.71달러로 한 달새 28% 가량 급등했다. 수입품목은 원재료가 원유 등을 중심으로 9.6% 뛰었다. 반면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을 중심으로 1.7%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역시 전월 대비 각각 2.4%, 2.3% 하락했다.
변동폭이 컸던 수입제품 주요 품목을 보면 원유 가격이 한 달 만에 21.6% 급등했다. 제트유와 벙커C유 수입 가격 역시 각각 14.1%, 5.6% 상승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 수입물가는 전월(-6.1%)에 이어 9월(-3.3%)에도 또다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농림수산품에서는 커피 수입물가가 10% 하락했고 돼지고기 역시 3.3% 낮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물량과 가격은 여전히 견조했다. 9월 수출물량지수는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32.1%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다. 개별 수출품에 대한 단가를 보여주는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8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와 금액지수는 각각 11.1%, 26.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역조건 역시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가 수출로 얼마나 많은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5.4%(전년 대비)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직전월(25.7%)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대비 65.7% 급등하며 전월보다 개선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