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연일 하락하며 종가 기준 5500선까지 추락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이를 추세적 하락이 아닌 금리 부담과 수급 공백이 맞물린 단기 과매도 국면으로 진단했다.
15일 증시 급락에 대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과 외국인 매도세 집중이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부담이 증시 펀더멘털을 가리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현재의 지수 급락에 대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수급 요인에 의한 저평가 구간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조정은 외국인이 이익 확정에 나서는 가운데 이를 받아줄 매수 주체가 마땅치 않았던 수급 영향이 크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체력은 아직 견조하며 이익창출력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언더슈팅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기술적으로 과매도 신호가 나타나고 선행 PER도 4배 수준까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현재 급락은 과매도 성격이 짙다"며 "다만 200일선 이탈로 단기 변동성이 커진 만큼, 지수 하락 폭만으로 매수 시점을 판단하기보다는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을 함께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단순한 차익실현보다는 복합적인 매크로 변수가 얽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기업이익 개선보다 금리와 수급 부담이 주가에 더 크게 반영되는 국면"이라며 "사상 최대 실적에도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부담과 외국인 매도가 겹치면서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시장은 W자 반등 과정에서 두 번째 바닥을 탐색하는 국면"이라며 "단순 차익실현으로만 보기는 어려우며 향후 수급과 매크로 환경의 안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하단을 가장 오래 압박할 핵심 변수로는 미국 국채금리와 외국인 수급 동향이 꼽혔다. 박연주 센터장은 "미국 금리가 중요 변수이며, 인공지능(AI) 투자가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중동 리스크로 유가도 올라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종형 센터장도 "글로벌 반도체주의 약세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이 금리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이익 전망과 외국인 매도세의 안정 여부를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수가 6000선을 회복하고 의미 있는 반등 흐름을 만들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신뢰 회복과 금리 안정이 제시됐다. 박 센터장은 "이달 말 빅테크 실적을 통해 AI 투자 지속성이 재확인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유지되거나 상향되는지 확인해야 하며, 다음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고 미국 물가와 금리가 안정되는 흐름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 센터장 역시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금리 부담 완화, 이익 성장의 지속성, 새로운 매수 자금의 유입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수가 5000선대로 내려설 경우 무분별한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펀더멘털을 고려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박 센터장은 "판단 기준은 지수 낙폭이 아니라 기업 이익 전망의 훼손 여부"라며 "AI 토큰 사용량 증가 등을 감안하면 AI 투자와 반도체 호황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핵심 기업에 중장기 관점으로 분산 투자하라"고 추천했다. 김 본부장도 "선행 P/B 1.1배에서 1.2배에 해당하는 5600에서 6000선 초반은 매수 관점에서 검토할 수 있는 참고 구간이지만 확정적 저점은 아니다"라며 "반도체 실적 전망과 외국인 매도 압력 완화를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반도체 등 핵심 주도주 중심의 시장 대응이 수익률 방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 센터장은 "실적이 유지되는 주도주를 조정 때 분할 매수하되, 추가 비중 확대의 속도는 외국인 수급 회복에 맞추는 전략이 적절하다"며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기기, 전선, 냉각 등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