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묶은 지 7개월⋯정부는 예산 부담, 정유사는 보전 불안

입력 2026-10-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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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현행 가격 적용 종료…11차 동결·조정 주목
6개월 전제한 4.2조 예비비…추가 재원 필요성 쟁점
물가 안정 효과 속 손실 정산·종료 조건 구체화 과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7개월을 넘기면서 정부와 정유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을 묶고 있지만 장기화에 따른 손실보전 재원을 살펴야 한다. 정유사는 보전받을 금액과 지급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0차 석유 최고가격 적용 기간이 16일 종료된다. 다음 11차 가격의 동결·조정 여부가 관심사다. 현행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휘발유 ℓ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주유소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은 아니다.

최고가격제는 3월 13일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물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산업부는 이 제도가 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p)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가계와 운송업계의 유류비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정부가 제도를 유지하는 근거다.

종료 조건은 국제 정세와 맞물려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6월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수준 유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국내 물가뿐 아니라 원유 수급과 국제가격이 안정돼야 출구를 찾을 수 있다는 취지다.

재원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시행 기간이 변수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6개월간 유지한다는 전제로 손실보전용 목적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시행이 이 기간을 넘긴 만큼 추가 연장에 필요한 재원을 점검해야 한다.

정유업계의 관심은 손실보전의 예측 가능성에 쏠린다. 정부는 재정지원 규정과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정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련 자료 제출 이후에도 어떤 비용을 얼마나 인정받을지, 지급은 언제 이뤄질지 불확실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체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정산 문제는 남는다. 수출 등에서 발생한 이익과 국내 공급가격 제한에 따른 손실은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유 구매와 생산에 자금이 먼저 투입되는 만큼 보전 시점은 자금 운용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가 공개적으로 부담을 호소하기도 쉽지 않다. 정제마진이 양호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강조하면 여론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정부의 민생 안정 정책에 협조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하다.

정부 역시 가격 상한을 한꺼번에 풀 경우 소비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물가 충격을 줄이면서 제도를 정상화하려면 가격 조정 조건과 정산 일정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11차 결정에서도 상한 동결 여부뿐 아니라 향후 운영 방향이 중요해진 이유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가 산정 방식과 반영할 변수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장기화할수록 정유사도 불안하고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정부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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