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급락이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매크로 변수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영향이 컸다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W자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14일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0월 주가 급락은 실적보다는 수급 공백과 공포가 만들어낸 조정”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저평가 국면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10월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5.9%, 21.3% 급락했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KB증권은 이를 2025년 10월과 2026년 4월의 저평가 국면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주가 조정의 핵심 원인은 외국인 수급으로 분석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10월에만 약 12조원의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수급 공백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업황이나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금리와 유가 등 매크로 변수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을 올해 626조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367조원, SK하이닉스 259조원이다. 2027년 합산 영업이익은 944조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555조원, SK하이닉스 389조원이다.
다만 최근에는 삼성전자 600조원, SK하이닉스 400조원 등 양사의 2027년 합산 영업이익이 10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컨센서스도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2027년 메모리 공급 부족이 한층 심화되는 가운데 HBM과 범용 메모리 가격의 큰 폭 상승이 예상된다”며 “양사의 실적 추정치는 향후에도 상향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날 급락도 펀더멘털보다는 심리와 수급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7.4%, 10.1% 급락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서버용 D램 연말 출시 계획과 인텔·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의 AI 투자 지속을 위한 자본 조달 중요성 언급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KB증권은 이 같은 이슈가 주가 하락을 촉발한 표면적인 요인일 뿐 실제 급락의 핵심 배경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공포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2026년 7월 이후 진행된 W자 반등 과정에서 두 번째 저점을 형성한 것으로 봤다. 밸류에이션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KB증권은 2027년 예상 PER을 삼성전자 3.5배, SK하이닉스 3.0배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의 지분 거래도 현 주가의 저평가 인식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홍라희 명예관장으로부터 2조6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 0.17%를 증여받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이 장외 매수로 취득한 삼성전자 주식은 1조9000억원 규모이며 취득 단가는 25만500원이다. 이는 13일 종가보다 8.0% 높은 수준이다.
김 본부장은 “현재 주가는 중장기 성장성과 실적 개선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급과 공포가 만든 두 번째 저점을 지나 실적이 견인하는 W자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