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성장 한 분기 만에 멈춰
몰리티 상표권 소송에 중국 소비자 반발
그룹 매출은 1% 증가했지만 전망 밑돌아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최대 사업부인 패션·가죽제품 부문 매출이 3분기에 감소했다. 중국의 소비 둔화와 핵심 브랜드 루이비통을 둘러싼 현지 소비자 반발이 겹치면서 명품시장 회복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VMH는 3분기 패션·가죽제품 부문의 유기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줄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1.8% 감소보다 부진한 실적이다. 전 분기에는 루이비통과 디올을 보유한 이 부문 매출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은 5% 감소해 지역별로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수요를 끌어내린 가운데 루이비통을 둘러싼 소비자 반발도 매출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루이비통은 중국의 인기 차 브랜드 ‘몰리티’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한 뒤 현지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세계 최대 명품기업이 상대적으로 작은 현지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루이비통이 중국 전통 문양과 비슷한 네잎 꽃무늬의 권리를 주장한 점도 논란이 됐다.
세실 카바니스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몰리티 사건의 정확한 매출 영향을 산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적어도 분기 초에는 소비자 반발이 루이비통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루이비통의 일회성 물류 문제도 분기 성장률을 약 1%포인트(p)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룹 전체 3분기 유기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 늘어난 185억 유로(약 28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 증가에는 못 미쳤다. RBC의 피랄 다다니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실적은 이미 취약했던 회복 흐름이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사업부별로는 주얼리·시계 부문과 와인·주류 부문 매출이 각각 6% 증가했다. 뷰티 유통업체 세포라가 포함된 선택적 유통 부문도 그룹 실적을 뒷받침했다. 패션·가죽제품 부문에서는 디올이 새 디자이너 조너선 앤더슨의 기성복과 가죽제품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새 핸드백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카바니스 CFO는 설명했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명품 수요를 지탱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둔화했다. LVMH의 미국 매출 증가율은 2분기 6%에서 3분기 5%로 낮아졌다. 씨티그룹이 이달 공개한 카드 결제 자료에서도 미국의 명품 소비 지출은 최근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최소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과 지정학적 불안, 물가 압력도 명품업계의 회복을 늦추는 요인이다. 경기 불확실성에 민감한 ‘열망형 소비자’, 즉 명품을 처음 구매하거나 더 높은 가격대 브랜드로 이동하려는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LVMH 주가는 올해 들어 파리 증시에서 약 40% 하락했다. 2023년 고점과 비교하면 시가총액은 절반 이상 줄어 약 1900억유로 수준이다. 카바니스 CFO는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비용 절감만으로 매출 압박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며 “완전히 상쇄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명품 수요 회복을 늦추고 있다”면서도 “회복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