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주ㆍ유로존 다음으로 인상 기대 후퇴
국채 평균 수익률 4% 돌파⋯2000년 이후 최고
재정 우려ㆍAI 회사채 발행에 차입비용 증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8개국·지역의 스와프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폭 전망 합계는 현재 539bp(1bp=0.01%포인트(p))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 전망이 2022년 이후 가장 강했던 지난달의 717bp보다 178bp 축소됐다. 각국의 예상 인상 폭을 합산한 수치가 약 2%p 낮아진 것이다. 인상 기대가 가장 크게 후퇴한 곳은 호주였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과 한국,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수주간 이어진 채권 매도세가 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정책당국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금융여건이 긴축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글로벌 국채 평균 수익률은 연 4%를 넘어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하반기 들어 70bp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31bp, 독일은 61bp, 프랑스는 121bp 각각 올랐다. 국채금리 상승은 모기지와 정크본드 등 민간의 차입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계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기업의 자금조달 문턱을 높여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유사한 긴축 효과를 내는 셈이다.
1조9000억달러(약 2531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T로프라이스의 켄 오처드 국제채권 책임자는 “시장이 반영하는 긴축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 환경은 더 어려워진다”며 “금융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중앙은행이 궁극적으로 필요로 하거나 실행 가능한 추가 긴축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도 “시장이 이미 긴축의 일부를 수행하고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성이 낮아졌다”면서 “연준이 추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금리 인상 시급성은 줄여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매도세가 진정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의 재정지출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 AI 관련 기업들의 잇따른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투자자금을 흡수하며 채권시장에 부담을 줬다.
다만 채권금리 상승이 중앙은행의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에 지나치게 무게를 싣는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요구하면서 시장금리가 한층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유슈안 탕 아시아 금리·외환 전략 책임자는 “중앙은행은 결국 경기 상황과 당면한 인플레이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의 여파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반영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나치게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