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에도 재정적자ㆍAI 투자 부담
2028년까지 5%대 유지 가능성 제기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5%대에 고착될 수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더라도 막대한 재정적자와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고금리가 새로운 기준인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2~7일 사이 경제전문가 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경제전문가 71명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올 연말 전망치는 연 5.10%로 집계됐다. 7월 조사 때는 4.39%였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10년물 금리가 내년 중반 4.96%, 연말에는 4.7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7월 전망치인 4.30%와 4.26%보다 각각 높아진 전망치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고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 △물가 압력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꼽혔다. 특히 국채 발행 증가로 공급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관련 설비투자가 막대한 자금을 흡수하면서 시장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앨런 시나이 '디시전이코노믹스' 대표는 채권시장과 경제의 기초 여건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물가 대응이 뒤처졌다"며 "내년 10년물 국채금리가 6%에 근접하고 2020년대 말까지 5%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WSJ 설문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2월 3.5%에서 내년 6월 2.6%, 연말 2.3%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재정 불안과 자금 수요 탓에 금리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의 회사채 발행비용을 높이고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가중한다. 달러 자산의 수익률 상승은 신흥국의 자본 유출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세계 금융시장의 구조적 부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