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넘어가면 끝"⋯ 우리은행, 생성형 AI·경찰 베테랑 앞세워 금융 사기 잡는다

입력 2026-10-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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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생성형 AI 모니터링 가동⋯차세대 FDS 구축
전담부서·경찰 출신 총괄수석 앞세워 대응 전문화
FDS·AML 연계해 의심 거래 분석·위험 계좌 공유

▲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에서 전재홍 금융사기예방 총괄수석이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과 주요 피해예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은행)
▲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에서 전재홍 금융사기예방 총괄수석이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과 주요 피해예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생성형 AI와 경찰 출신 전문 인력을 전면에 배치해 지능화하는 금융사기 원천 차단에 나섰다. 로맨스 스캠과 투자사기가 결합된 ‘피그부처링’이나 피해금을 찾아주겠다며 2차 피해를 입히는 ‘리커버리 스캠’ 등 신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고객 자금이 빠져나가기 전 선제적으로 계좌를 묶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금융사기 예방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반 구축-역량 확장-예방 선도’로 이어지는 3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AI 탐지망과 전담 조직을 먼저 구축한 뒤 금융권 공동 대응 모델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사기예방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경찰 출신 전재홍 총괄수석을 영입했다. 전 수석은 24년간 경찰에 몸담으며 인터폴 재직 시절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원 22명을 국내로 강제 송환한 베테랑 수사관이다.

전 수석은 “최근 금융사기가 주춤한 것은 일시적 숨고르기일 뿐”이라며 “전담부서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수사 기법을 접목한 전문 대응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기 피해 규모는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기 피해액은 2022년 7911억원에서 2025년 2조3755억원으로 3년 새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지난해 기준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2578억원으로 절반을 넘겼고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도 6581억원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생성형 AI 기반의 금융사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과거의 고정된 탐지 룰을 답습하는 대신 AI가 신종 사기 패턴과 이상 징후를 스스로 학습해 실시간 탐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로그인 패턴과 상품 이용 내역, 금융권 공동 ASAP(보이스피싱 AI 플랫폼) 위험계좌 정보를 하나로 묶는 차세대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구축도 속도를 낸다.

전 수석은 “사기범들이 AI를 무기 삼는 만큼 방어선도 AI로 구축해야 한다”며 “사람이 수작업으로 놓치기 쉬운 이상 패턴을 초단위로 짚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탐지망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FDS와 자금세탁방지(AML) 조직 간 협업 체계도 촘촘히 다졌다. 올해 4~8월 FDS가 적발한 자금세탁 의심 거래 639건을 AML 부서로 넘겨 정밀 검증을 거쳤다. 이 가운데 83건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심거래(STR)로 공식 보고했다. AML 추적 과정에서 확인한 타행 의심계좌 664건은 ASAP망을 통해 전 은행권에 실시간 공유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에 따른 2차 피싱 공격 차단에도 화력을 모은다. 전 수석은 “대출 정보가 새면 저금리 대환대출 사기로 번지고 퇴직금 등 목돈 정보가 털리면 가짜 투자사기로 연결된다”며 “유출 정보를 악용한 표적 공격 징후를 집중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직접 참석해 금융보안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정 행장은 “사기범 손에 돈이 넘어간 뒤 피해를 구제하는 방식은 이미 늦다”며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고객 자금이 이체되기 직전 차단하는 예방 시스템을 완성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내는 것이 금융의 기본 사명이자 신뢰의 척도”라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방어망을 가동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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