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보육예산 임의삭감 아냐"…어린이집 지원단가는 1만2600원→6000원

입력 2026-10-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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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예산 탓' 해명… 도의회 12일 400억원대 수정안, 증액엔 지사 동의 필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보육예산 '임의삭감'을 공개 부인하면서 어린이집 운영지원비의 원아당 도 지원단가를 1만2600원에서 6000원으로 조정한 내역을 직접 밝혔다.

1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보육현장이 요구한 27억 원은 도가 수용 의사를 밝힌 복원사업에 포함되지 않았고, 도의회는 12일 자체 수정안 처리에 나선다. 의회가 늘린 예산이 확정되려면 추 지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보육교직원들이 6일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경기도 보육예산 정상화 및 추경 예산 즉각 편성 촉구' 집회에서 '기존 어린이집 운영 지원 예산 반드시 유지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회는 기존 지원 수준 유지에 필요한 27억원의 추경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보육교직원들이 6일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경기도 보육예산 정상화 및 추경 예산 즉각 편성 촉구' 집회에서 '기존 어린이집 운영 지원 예산 반드시 유지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회는 기존 지원 수준 유지에 필요한 27억원의 추경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추 지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육현장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보육예산을 임의로 삭감했다는 오해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적었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가 6~8일 도청 앞에서 사흘간 집회를 연 지 이틀 만이다.

원인은 본예산으로 돌렸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 형편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예산 수요를 안일하게 파악한 탓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채우지 못하면서 벌어진 상황"이라고 썼다. 2026년도 본예산은 작년 민선 8기 도정이 편성했고, 추 지사는 올해 7월 취임했다.

같은 해명은 처음이 아니다. 추 지사는 9월13일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 논란 때도 본예산에 애초 9개월치만 편성돼 있었다며 임의로 깎은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 산후조리비 36억1300만원은 이후 도가 복원 수용 의사를 밝힌 4개 사업에 들어갔다.

추 지사는 올해 국비를 포함해 3조7700억원으로 40개 보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영아표준보육프로그램, 어린이집 운영 지원, 교직원 처우개선 등 5개 사업 예산이 조기 소진되거나 부족하게 편성됐다는 설명이다. 연합회가 요구한 27억원은 3조7700억원의 0.07%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보육 현장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글. 추 지사는 보육예산 임의 삭감을 부인하면서 어린이집 운영지원비 원아당 도 지원단가를 1만2600원에서 6000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보육 현장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글. 추 지사는 보육예산 임의 삭감을 부인하면서 어린이집 운영지원비 원아당 도 지원단가를 1만2600원에서 6000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단가 조정 근거로는 시설당 월 100만원의 국비 지원을 들었다. 추 지사는 이를 감안해 원아당 운영지원비를 1만2600원에서 6000원으로 "불가피하게 조정"해 도 지원을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도 지원단가만 보면 원아 1명당 6600원, 52%가 줄어드는 조정이다. 급식비는 기존대로 유지하고 국비가 지원되거나 유사·중복된 사업은 부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도 같은 입장이다. 출산율 증가 등으로 사업량이 늘어 추경 증액을 요청했으나 그 증액분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삭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육현장은 '한 달짜리' 지원으로는 버틸 수 없다고 맞선다. 연합회가 요구한 27억원은 영아표준보육과정 지원, 0~2세 어린이집 운영비, 보육교사·누리반 교사 처우개선비 등 기존 사업을 연말까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추가분이다. 연합회는 1일부터 일부 10월분 보조금 신청이 사전 안내 없이 막혔다고 주장했고, 2일 도의회 기자회견 뒤 도는 10월분 신청을 다시 받았다. 도는 추가 재원이 없으면 11월부터 시·군과 협의해 지원단가를 조정할 방침이다.

강원미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장은 "한 달씩 때우는 지원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기존 보육예산을 추경으로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체 휴원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집회 첫날인 6일에는 연합회 추산 2000여명(경찰 추산 1800~2000명)이 도청 앞에 모였다.

앞서 5일에는 보육교사가 올린 경기도청원 '아이들 곁을 지키는 보육교사의 호소-보육예산 정상화와 추경 편성을 요청합니다'는 이튿날인 6일 오후 6만349명이 참여해 도지사 답변 요건을 채웠고, 11일 오전 홈페이지 기준 참여인원은 13만7202명이다. 경기도청원은 청원 성립 뒤 30일 이내 도지사가 직접 답변하도록 운영된다.

▲6일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의 '아이들 곁을 지키는 보육교사의 호소-보육예산 정상화와 추경 편성을 요청합니다' 청원에 참여인원 6만349명이 표시돼 있다. 이 청원은 11일 오전 13만7202명으로 늘었다. (경기도청원 홈페이지 캡처)
▲6일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의 '아이들 곁을 지키는 보육교사의 호소-보육예산 정상화와 추경 편성을 요청합니다' 청원에 참여인원 6만349명이 표시돼 있다. 이 청원은 11일 오전 13만7202명으로 늘었다. (경기도청원 홈페이지 캡처)

집회 현장에는 여야 도의원들이 잇따라 나왔다. 도의회에 따르면 6일 더불어민주당 안계명·장경임·최경순 의원, 7일 민주당 임창열·조병진 의원과 국민의힘 금종례·김선희·최지원 의원, 조국혁신당 차유미 의원, 8일 민주당 김지호·이건희 의원이 현장을 찾았다. 최경순 의원은 8일 다시 현장에 나왔고,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장을 지낸 장경임 의원은 2일 연합회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김지호 의원은 지원이 끊기지 않더라도 지원액이 줄면 부담은 보육현장이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최지원 의원은 27억원 미반영을 예산 우선순위의 실패로 규정했고, 차유미 의원은 보육교직원의 희생을 전제로 한 예산 조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유호준 의원은 집회 단상에 올라 기존 보육예산의 안정적 유지를 요구했다.

여당 안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왔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용인정)은 7일 페이스북에서 재정난은 이해한다면서도 예비비 등 가용재원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소상공인·보육 예산 같은 민생예산부터 급격히 깎아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추경 지연의 책임을 두고는 양측 설명이 엇갈린다. 추 지사는 야간연장 어린이집 운영지원 사업에 1억9000만원을 증액 편성했지만 “2차 추경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도의회는 8일 오전 복원 규모를 400억원에서 200억원대로 낮춰 제안했지만 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는 산후조리비, 어린이 건강과일, 교통약자 이동지원,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처우개선 등 4개 사업 89억4600만원 외에는 추가 반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어린이집 운영비와 교사 처우개선비는 이 명단에서 빠졌다.

추 지사는 9월 22일 월간회의에서 도의회 요구는 결국 지역개발기금을 가져오자는 것이라며 상환·이자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도의회 요구대로라면 하루 이자만 3억80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추 지사의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8일 기자회견에서 최소한의 민생예산이라도 지키려 여야가 합의해 내민 협상안을 도가 끝내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도의회는 12일 오전 11시 원포인트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400억원대 규모의 자체 수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안광률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남종섭 의장과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제142조 제3항은 지방의회가 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추 지사의 글에는 27억원 반영 여부와 11월 이후 지원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추 지사는 글 말미에 "중앙정부 및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보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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