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0.5% 특별성과급 재원…비용 반영 변수
고부가 제품 확대·원가 부담 사이 이익 성장 주목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면서 시장의 관심이 4분기 수익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인 HBM4 공급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특별성과급 등 비용 증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범용 D램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 확대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비용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지가 관건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95조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잠정 실적에서는 사업부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상승 속도는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계약가격 상승률은 15~20%로 전망했다. 메모리 업황의 상승 흐름은 유지되지만 가격 인상 폭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핵심 변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다. 삼성전자는 1c D램(10나노급 6세대)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HBM4 양산을 확대하고 있다. HBM4는 기존 HBM3E(5세대)보다 데이터 처리 성능과 대역폭을 높인 제품으로 고성능 AI 가속기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보다 세 배 이상 늘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HBM4 출하 확대와 함께 생산 수율이 개선되면서 고부가 제품의 이익 기여도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 HBM4 공급가격 인상 가능성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와 진행하는 내년 HBM 공급 협상에서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 D램 가격 급등으로 HBM 생산에 투입되는 첨단 공정의 기회비용이 높아진 데다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가격 인상 폭은 고객사별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도체 사업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성과급 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OPI2)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도입된 제도로 실적이 증가할수록 특별성과급 재원도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특별성과급 지급 시기와 산정 방식 등을 확정했다. 지급 시점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 이후인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다.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뒤 삼성전자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될 경우 지급 방식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특별성과급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DS부문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이를 경우 10.5%에 해당하는 성과급 재원은 31조5000억원이다. 이는 실제 지급액이나 추가 비용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관건은 특별성과급의 회계상 비용 인식 시점과 규모다. 실제 지급은 내년에 이뤄지지만 비용은 발생주의 회계 원칙과 지급 의무의 확정 여부 등에 따라 올해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 기존 성과급 충당액과의 관계, 자사주 지급에 따른 회계처리 방식 등에 따라 분기별 손익 영향도 달라진다.
환율과 설비투자 확대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원화 강세는 달러 기반으로 거래되는 반도체의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HBM4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첨단 공정 투자와 설비 가동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도 중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반면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메모리 제조사들은 생산능력을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용 D램 공급까지 제한되면서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HBM4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HBM4E(7세대)와 고객 맞춤형 HBM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평택사업장 5라인도 HBM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기적인 가격 상승 효과를 넘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4분기 실적은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HBM4 공급 확대에 따른 추가 이익이 얼마나 커질지에 달렸다. 특별성과급과 환율, 설비투자 관련 비용까지 고려하면 매출 증가가 그대로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단순한 업황 개선을 넘어 지속 가능한 고수익 구조로 정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