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추격자 벗어나 녹색시장 판 짜야”…민관 ‘K-GX’ 맞손 [종합]

입력 2026-10-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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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을 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시장 선점의 기회로 바꾸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에 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남을 뒤따르던 추격자 관행에서 벗어나 이제 우리가 직접 판을 짜는 녹색 시장의 설계자, 선도자가 돼야 한다”라며 정부와 산업계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재정과 기후금융을 합쳐 약 1000조원을 공급하고 산업계도 2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한상의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환경과 성장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실질적 해법이 되도록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정부의 K-GX 전략과 민간 투자계획인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정부가 정책과 재원을 뒷받침하고 기업이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나서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하는 구조다.

K-GX 전략은 재정경제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13개 부처와 대한상의 등 17개 경제계 협회·단체가 참여한 ‘민관합동 K-GX 추진단’을 통해 마련됐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추진단장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간사를 맡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민간협의체장을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관계부처 장관과 최 회장을 비롯해 한화큐셀·포스코홀딩스·LG전자·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관계자와 전문가 8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가 K-GX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높아지는 글로벌 탄소 장벽이 있다. 유럽의 탄소 국경세 등 규제가 강화되고 글로벌 기업들도 공급망에 탄소 감축을 요구하면서 녹색전환 능력이 기업의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녹색대전환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기후 위기로부터 국민의 삶과 터전을 지키는 확실한 미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녹색전환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경쟁력과 직접 연결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대전환은 우리 첨단 산업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또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R&D 역량으로 핵심 녹색 기술을 먼저 확보해서 미래 녹색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통해 220조원 규모 투자에 나선다. 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기술 국산화를,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추진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공동으로 주거공간의 GX 확산에 나선다.

최태원 회장은 대규모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위험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탄소중립 투자를 망설인 것은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술도 시장도 정책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십 년짜리 투자 위험을 기업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는 기업을 기준선까지는 데려갈 수 있지만, 기준선을 넘어가는 힘은 보상에서 나온다”며 정부 지원과 인프라 확충, 규제 개선을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장치로 평가했다.

산업계도 투자 실행으로 화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기업이 정부의 지원에 부응해서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비롯한 220조원의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고, 현장의 성과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전환(AX)과 녹색전환(GX)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AI로 산업현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녹색에너지 확대로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최 회장은 AX와 GX를 ‘국가의 쌍둥이 전략’으로 제시했고 SK도 AI 환경연구소를 설립해 반도체 생태계부터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녹색대전환을 지역 성장전략과도 연결한다.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좋은 지역과 산업단지를 연계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지역의 산업 단지와 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녹색 대전환이 새로운 지역 성장 동력이 되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녹색전환 과정에서 노후 산업단지와 취약업종, 저소득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책도 병행한다. 이 대통령은 “노후 산단, 또 취약업종, 저소득층 등 우리 사회의 취약 계층이 녹색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민관합동 K-GX 추진체계를 중심으로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고 민간의 기술개발과 투자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비용이 아닌 성장 투자로 전환해 한국을 글로벌 녹색시장의 추격자에서 시장을 설계하는 국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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