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1·2심 이어 尹도 무죄…“의사 합치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원심의 일부 유죄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우선 항소심 재판부는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기부’가 성립하려면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것은 여론 동향에 관한 조언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유력 정치인 소개를 비롯한 대선 준비 과정의 전반적인 정치적 조력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여론조사는 다른 조사들과 함께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 등으로 제시된 것일 뿐 명 씨가 직접 여론조사를 실시했는지 여부나 그 결과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이익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의뢰·협의하는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여론조사가 미래한국연구소 측 판단에 따라 실시됐고 일부 결과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점, 명 씨가 이준석 당시 대표 등 다른 정치인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김건희 여사도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이 문제는 사실심 단계에서 무죄로 정리됐다고 본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 판단의 오류를 잡아 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1·2심 재판부도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명 씨에게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7월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정치 불신을 가중해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했다”며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1396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이 받은 무상 여론조사 58회 중 14회를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명 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8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