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들어온 뒤 19일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는 상어 ‘부캉이’의 정체가 흑상어로 최종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18일부터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를 정밀 분석한 결과 흑상어로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부캉이가 처음 수로에 들어왔을 당시만 해도 정확한 종을 특정하기는 어려웠다.
수과원은 당시 외형 등을 토대로 부캉이를 흉상어속의 무태상어 또는 흑상어로 추정했다. 두 종은 외형이 비슷해 육안만으로는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확인은 근접 촬영 영상 분석에서 이뤄졌다.
수과원은 부캉이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제1등지느러미와 제2등지느러미 사이에 뚜렷한 융기선이 발달한 것을 확인했다.
흑상어와 무태상어를 구분하는 핵심적인 특징이다.
두 등지느러미 사이에 융기선이 있으면 흑상어, 없으면 무태상어로 구분한다.
결국 19일간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부캉이’는 흑상어로 결론이 났다.
흑상어는 대형 상어류에 속한다. 주둥이가 넓고 둥글며 위턱의 이빨은 삼각형 모양으로 톱니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태어날 때 몸길이는 약 70~100㎝지만 최대 4.2m까지 성장한다.
우리나라 연근해를 포함해 전 세계 열대·아열대와 온대 해역의 연안과 외해에 폭넓게 분포한다. 특히 18~26도의 수온을 선호하며 수온 변화에 따라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어류와 오징어류 등을 먹는다. 북태평양 일대 흑상어의 먹이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호주 연안에서는 고등어류와 전갱이류, 정어리류 등을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상어는 새끼를 낳는 태생어종이다. 성장과 번식이 느린 데다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종으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흑상어를 무태상어와 같은 종으로 인식했다. 이후 2019년 국내 미기록종으로 학계에 보고됐고, 경남 남해와 강원 삼척, 전남 신안, 제주, 부산 인근 해역 등 국내 전 연안에서 출현이 확인됐다.
부캉이의 몸길이는 약 3m다.
배 쪽 생식기 형태를 통해 암컷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렇다면 부캉이는 왜 북항 친수공원의 인공 수로를 떠나지 않는 것일까.
이 부분은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수과원은 부캉이의 유영 행동과 건강 상태 등을 계속 관찰한다는 방침이다.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할 계획이다.
구조 당국도 이미 두 차례 부캉이를 외해로 이동시키기 위한 유도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부캉이는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았다.
두 차례 구조 작업에도 수로에 계속 머물면서 결국 당국은 당분간 별도의 구조 작업을 하지 않고 부캉이가 스스로 빠져나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2차 구조작업 이후 설치했던 그물망도 지난 3일 오후 4시20분께 철거했다.
부캉이가 바깥 바다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다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제 남은 것은 부캉이가 언제 수로를 빠져나가느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인위적으로 이동시키기보다 부캉이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스스로 외해로 이동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 사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 친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되고 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방문한 누적 방문객은 전날 기준 100만명을 넘어섰다.
상어 한 마리가 부산 도심의 인공 수로에 머물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흑상어는 국제적으로도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된 위기종이다.
부캉이를 단순한 관광 명소로 바라볼 것인지, 보호와 생태적 관찰이 필요한 야생동물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부캉이의 ‘북항 체류’가 언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제 부캉이의 정체는 확인됐다는 것이다.
부캉이는 무태상어가 아닌 흑상어였다. 그리고 지금도 북항 수로 안에서 자신의 다음 행보를 결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