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64% 대줘도 외면…글로벌 스케일업 대형리그 '흥행 부진'

입력 2026-10-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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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케일업 대형리그 1곳 지원…중형은 6곳 몰려
3000억 펀드에 정책자금 1926억…1074억 민간서 조달
"민간 매칭 부담 여전…대형 GP들 이미 블라인드펀드 결성"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정책금융기관이 펀드 결성액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파격적인 출자 조건을 내걸었지만 '글로벌 스케일업 협력펀드' 대형리그에 단 한 곳만 지원했다. 대형 펀드 조성에 나서는 운용사(GP)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정책자금 공급으로 민간 출자자(LP) 확보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지원이 저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정책금융기관 글로벌 스케일업 협력펀드’ 위탁운용사 모집에 총 7개 운용사가 지원했다. 대형리그에는 KB인베스트먼트·IMM크레딧앤솔루션 컨소시엄 한 곳만 지원했다. 당초 1개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었던 만큼 단독 지원이다. 중형리그에는 6개 운용사가 지원해 2개 자리를 놓고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출자사업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각각 1500억원씩 총 4500억원을 출자해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형리그는 정책금융기관이 1926억원을 출자해 최소 3000억원 규모 펀드 1개를 조성한다. 중형리그에는 총 2574억원을 출자해 각각 2000억원 규모 펀드 2개를 만든다. 최소 결성규모 기준 정책금융기관 출자비율은 대형 64.20%, 중형 64.35%다.

업계에서는 대형리그 지원이 저조했던 배경으로 3000억원 이상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GP 풀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꼽는다. 대형 하우스라고 하더라도 기존 블라인드펀드의 투자기간이나 소진율, 차기 펀드 조성 일정 등에 따라 신규 출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시기가 달라진다.

특히, 이미 대규모 정책 출자를 확보한 운용사라면 추가 출자사업에 참여할 유인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대형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운용사 자체가 한정돼 있는 데다 모든 하우스가 동시에 차기 펀드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며 "이미 다른 출자사업에서 자금을 확보한 곳까지 고려하면 실제 대형리그에 들어올 수 있는 후보군은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성장펀드에 선정된 대형 하우스들은 다른 기관 출자사업에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를 받은 기관들은 굳이 다른 출자사업에 지원하지 않아도 자금이 모이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공제회 등 출자기관이 지원 운용사 부족을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 매칭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형리그의 정책기관 출자비율만 놓고 보면 GP 입장에서 유리한 조건이다. 3000억원 가운데 약 3분의 2를 정책금융기관이 책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소 결성금액을 맞추기 위해서는 GP가 나머지 1074억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펀딩 환경에서는 이 1000억원이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평가한다.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해 연기금·공제회, 정책금융기관의 출자사업이 이어지면서 다수의 GP가 동시에 민간 LP 확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이 60% 이상을 출자하는 것은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면서도 "나머지 1000억원 정도는 결국 공제회나 연기금 등에서 받아야 하는데 300억~500억원 단위로 생각하면 두세 곳의 LP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펀딩 시장을 고려하면 그 정도 금액을 추가로 모으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펀딩시장은 국민성장펀드가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성장펀드에 선정되지 않은 GP들이 다른 출자사업에 나서더라도 민간 매칭이라는 관문은 남는다. 정책기관 여러 곳에서 출자를 받았더라도 각 펀드의 결성 조건을 충족하려면 추가 LP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에 돈이 많이 몰리면서 나머지 펀드들의 자금 모집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정책기관 출자를 받아 놓은 곳들도 결국 공제회나 연기금 등 다른 LP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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