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문턱 높이자 ‘주식 다이어트’⋯코스닥 병합 15곳→220곳 폭증

입력 2026-10-0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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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시총 기준 강화에 액면병합·감자 잇따라
7월 이후 60곳 관리종목⋯절반 가까이 자본구조 손질
병합 뒤 주가 재하락 사례도⋯“기초체력 점검 병행해야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된 7월 이후, 상장폐지라는 대형 문을 향해 사람들이 걷고 주가 하락 그래프와 K-OTC 방향 표지판이 보이는 이미지가 관리종목 지정과 기업의 자본구조 손질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된 7월 이후, 상장폐지라는 대형 문을 향해 사람들이 걷고 주가 하락 그래프와 K-OTC 방향 표지판이 보이는 이미지가 관리종목 지정과 기업의 자본구조 손질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퇴출을 촉진하기 위해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하자 코스닥 기업들이 주식병합과 감자 등 자본구조 손질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을 맞추기 위한 ‘숫자 조정’은 크게 늘었지만, 병합 이후 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기업도 적지 않아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안유미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 이후 위험기업의 대응 현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상폐 제도 강화 이후 코스닥 저가주를 중심으로 주식·자본구조 조정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거나 시총이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연속 45거래일 이상 해당 기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폐 대상이 되도록 규정을 손질했다.

제도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코스닥이다. 과거 연간 10여 곳에 그쳤던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병합 결정 공시는 올해 9월 4일 기준 220곳까지 늘었다. 지난해 전체 15곳과 비교하면 약 14.7배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주식병합 결정 기업 59곳과 비교해도 3.7배에 달한다.

감자를 선택한 기업도 크게 늘었다. 코스닥에서 감자를 결정한 기업은 2022년 23곳에서 지난달 4일 기준 65곳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규모보다도 이미 21곳, 47.7% 많다.

상폐 기준 강화가 실제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진 사례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개정 규정이 시행된 7월부터 지난달 4일까지 주가나 시총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코스닥 기업은 60곳이다. 이 가운데 시총 200억원 미달 사유가 포함된 기업은 38곳으로 전체의 63.3%를 차지했다. 주가 1000원 미만 요건에 해당한 이른바 ‘동전주’ 기업도 30곳으로 절반에 달했다. 두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한 기업은 8곳이었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졌다. 60곳 가운데 27곳(45.0%)이 유상증자나 주식병합, 감자, 자기주식 취득 등 한 가지 이상의 조치를 취했다.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병합 10곳, 주식소각과 자기주식 취득 각각 3곳, 합병 2곳, 무상증자 1곳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5곳은 두 가지 이상의 수단을 동시에 활용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액면병합의 경우 변경상장 직후 주당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있었지만 이후 다시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단순히 주식 수와 단위 주가를 조정하는 것만으로 시장의 평가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반대로 시장가격 요건에는 미달했지만 재무구조나 영업 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기업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과 주가만으로 퇴출 여부를 가를 경우 정상적인 기업까지 상장 유지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 연구원은 “시장가격 요건에는 미달하더라도 재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기업이 일부 확인된다”며 “현재 코스닥 시총 200억원 기준의 실제 적용 결과와 퇴출 기업의 특성을 점검하고 향후 기준 추가 상향이 기업과 시장에 미칠 영향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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