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DAPT 법안, 적격 스테이블코인 결제 손익 산정 제외
투자 거래 손실 공제는 제한…국내 거래유형별 과세 기준도 쟁점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여야와 업계가 유예·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는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부담을 줄이고 투자 거래의 손실 공제 규칙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내에서도 시행 시점과 함께 거래별 과세 기준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초과분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과세 유예·폐지를 요구하는 가운데 민병덕·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과세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취득가액 검증과 해외 거래정보 확보 등 과세 기반을 갖춘 뒤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본공제 한도 확대와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과세체계 보완도 요구했다.
정부는 내년 과세 시행 방침을 유지하며 세부 기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과세가 법률상 예정돼 있다며 국세청 고시 발표를 “최대한 서둘러서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시행 후 집행 과정에서 세 부담 문제가 나타나면 납부 수용성을 높일 보완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국내에서 과세 시기와 제도 보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결제와 투자 거래의 특성을 반영한 과세 법안이 발의됐다. 스티브 데인스(Steve Daines)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의한 ADAPT 법안은 요건을 충족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세법상 이익이나 손실을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달러에 가치를 연동한 코인을 쓸 때마다 매입가격과 결제 시점의 가격을 비교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대상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따라 허용된 발행사의 스테이블코인이다. 재무부 명단 등재와 가격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하며, 투자 목적의 매도·교환은 해당 특례에서 제외된다.
투자 거래의 손실 공제 규칙은 강화한다. 손실을 확정한 뒤 같은 자산을 다시 사들이는 거래에 기존 주식의 ‘워시 세일(Wash Sale)’ 규정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다. 매도 전후 30일 안에 사실상 동일한 자산을 취득하면 손실 공제를 제한한다. 재매수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적격 달러 스테이블코인 등에는 예외를 둔다.
다만 법안은 아직 발의 단계로, 통과 여부와 세부 내용은 의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결제에 따른 세금 계산·신고 부담을 줄이면서 투자 거래의 손실 공제에는 제한을 두는 설계는 과세 시기와 거래유형별 기준을 함께 논의하는 국내에서도 참고할 사례라는 평가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과세 법안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작용해 국내 가상자산 규제 및 과세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 등 산업 활성화 요인과 워시 세일 규제 같은 투자 위축 요인이 혼재된 만큼, 입법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