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무총리비서실 영도 봉산마을 점검 차 찾았다…"도시재생사업 취지에 맞는지 초점"

입력 2026-10-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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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억 공적자금 투입 도시재생사업 전반 사실관계 확인…영도구, 회계·수익구조 전반 들여다본다

▲부산 영도구 봉산문화마을 전경 (사진제공=영도구청)
▲부산 영도구 봉산문화마을 전경 (사진제공=영도구청)

본지가 9월 14일 영도 봉산마을 도시재생사업의 수익사업 운영과 공공시설 사용 실태를 연속 보도([기획] 176억 투입된 영도 봉산마을 도시재생사업, 수익사업은 이사장과 감사가 각각 운영…“누가 감시하나” ①)한 이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민원비서관실이 현장을 찾았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도시재생사업의 수익시설을 조합 이사장과 감사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 구조와, 영도구 소유 공공시설에 조합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별도 민간기업의 작업장이 들어선 문제 등을 둘러싼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이다.

기자가 영도구와 국무총리실에 확인한 결과보고에 따르면 국무총리비서실 민정민원비서관실은 지난달 30일 영도구 관계자들을 만나 봉산마을 관련 민원에 대한 사실관계와 애로사항을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본지가 두 차례에 걸쳐 제기한 문제를 봉산마을 사업 전반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본지는 9월 14일 첫 보도를 통해 176억원이 투입된 봉산마을 도시재생사업의 수익시설 세 곳을 이사장과 감사가 각각 운영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카페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는 이경진 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블루베리 사업은 김정환 감사가 맡고 있었다. 이 이사장은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적자를 개인적으로 부담해 왔다고 설명했고, 블루베리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김 감사가 마을 운영 등을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단순한 운영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었다.

수익사업을 집행하는 이사장과 이를 감사해야 할 감사가 각각 주요 사업을 맡고 있다면, 사업의 수익과 비용을 누가 확인하고 견제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두 번째 보도([기획]"이집 사장님이 목수신가봐요" …영도 봉산마을 공적자금 카페 1층은 라보드 공방 ②)에서는 그 질문이 공공시설의 사용 문제로 이어졌다.

본지가 확인한 영도구 소유 카페 와인드 1층에는 이경진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우든보트 제작업체 라보드의 공방이 들어서 있었다. 작업대와 절단기, 산업용 집진기 등 목공 장비가 배치돼 있었고, 조합과 별도의 법인인 라보드가 해당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도구는 취재 과정에서 라보드가 과거 도시재생사업의 목공 관련 조직이었다는 이유로 도시재생팀이 공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해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라보드라는 별도 법인과 이경진 이사장의 관계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이후 국무총리비서실의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는 단순히 목공방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영도구가 국무총리비서실의 방문이후 작성한 보고서에는 목공소와 관련해 당초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두 차례 시정 요구를 한 뒤 원상복구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마사회 감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정환 감사 제외 권고 내용도 확인됐다.

이경진 이사장이 부담해 왔다는 자비 부담금과 급여 지급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공공성이 있는 사업에서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고 급여를 지급받는 구조가 적절했는지, 원천징수 세금 처리는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 필요성이 제기됐다.

수익사업 자체의 구조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업별로 수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인원을 감축하거나 재배치하는 등 정리가 필요하고, 사업별 손익을 명확하게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매출자료에 구분 손익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만큼 통장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영도구는 보고했다.

결국 국무총리비서실이 확인한 것은 특정 시설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봉산마을 도시재생사업의 운영·회계·수익구조·공공시설 관리 전반이었다.

영도구 역시 후속 조치로 봉산마을 전반에 대한 회계감사를 조속히 시행하고 시정조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현재까지 회계감사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 국무총리비서실의 방문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다. 이번 확인만으로 특정 관계자의 위법이나 부당행위가 확정됐다고 볼 수도 없다.

하지만 질문은 남는다.

도시재생사업은 주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 공공이 돈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봉산마을에도 176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그 돈으로 만들어진 시설의 소유자는 영도구이고, 주민을 위한 운영을 위해 조합에 관리가 맡겨졌다.

그런데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과 감사하는 사람이 수익사업을 나눠 맡고, 공공시설 안에는 조합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별도 회사의 작업장이 들어섰다.

행정은 봉산마을을 도시재생의 성과로 홍보해 왔다. 실제로 조합은 각종 평가와 사업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왔다.

성과를 홍보하는 것과 공공자산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9월 14일 본지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176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사업을 누가 감시했는가.”

이제 남은 것은 감사 자체가 아니다.

그동안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왜 그런 구조가 가능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공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공적자금으로 만들어진 시설이 누구를 위해, 누구의 책임 아래, 어떻게 사용됐는지.

이번 회계감사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첫 번째 기록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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