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키우고 오스틴 손보고⋯삼성 美 반도체 재편 [AI 투자 속도조절론의 허실]

입력 2026-10-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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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팹2, 170만弗 설비 개보수
올해 TEOS·슬러리 설비 재정비 잇따라
테일러는 첨단공정 전진기지로…연말 팹1 초기 가동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생산거점을 동시에 재정비한다. 테일러 신공장을 첨단공정 전진기지로 키우는 한편 30년 가까이 가동해온 오스틴 공장에서는 노후장비 교체와 공정 전환을 통해 기존 생산라인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AI·고성능컴퓨팅(HPC) 수요 확대에 맞춰 신규 첨단공정 투자와 기존 자산 효율화를 병행하는 전략이다.

30일 미국 텍사스주 면허규제국(TDLR)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SAS)은 10월 1일부터 오스틴 팹2 설비 개보수·장비 설치 공사에 들어간다. 공사는 내년 4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규모는 170만달러(약 23억원)다.

이번 공사는 팹2에 신규 반도체 장비를 설치하고 이를 지원하는 가스 공급설비와 배관 등 기반시설을 보강하는 내용이다. 육불화텅스텐(WF6) 가스 캐비닛 2기와 테오스(TEOS) 공급설비 등이 포함됐다. TEOS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절연막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다. 기존 생산라인의 공정 전환과 노후장비 교체를 통해 설비 효율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다.

오스틴 생산라인 재정비는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다. 삼성은 3월 팹2에 반도체 공정용 가스 공급설비 8기와 관련 장비를 새로 설치하는 167만5700달러(약 22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등록했다. 7월에는 웨이퍼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공정에 쓰이는 슬러리 공급설비와 배관망을 설치하는 250만달러(약 34억원) 규모 프로젝트도 추가했다.

팹1에서도 유휴 설비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삼성은 5월 팹1의 사용하지 않는 슬러리 장비와 배관망을 철거하는 80만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신고했다. 신규 설비를 넣는 동시에 활용도가 떨어진 기존 장비를 걷어내며 오스틴 생산라인 전반을 재정비하고 있는 셈이다.

오스틴을 효율화하는 것과 달리 약 40㎞ 떨어진 테일러에서는 첨단공정 생산기반을 새로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테일러 팹1의 초기 가동을 시작하고 이후 2나노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테일러 팹2도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연말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7월 실적발표에서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고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생산기반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1.4나노 공정에 대한 고객 문의 증가에 따라 추가 팹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AI 투자 과열과 수익성 우려를 이유로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AI 투자와 관련 시장은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966억달러(약 131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성장률 24%보다 더 가속화된 수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0은 순수 파운드리 업체뿐 아니라 비메모리 종합반도체기업(IDM), 외주 반도체 조립, 테스트 기업(OSAT), 포토마스크 공급업체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이다.

삼성전자가 테일러 첨단공정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오스틴 기존 생산라인까지 재정비하는 것도 중장기 AI·HPC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순수 파운드리, 비메모리 IDM, OSAT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AI 투자 사이클이 밸류체인 전 구간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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