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는 입덕 부정기, '타짜4'는 흥행 반전기? [엔터로그]

입력 2026-09-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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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배우 문지훈이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문지훈이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윙스 멋있는 거 같아… (팬은 X)

굳이 괄호까지 쳐가며 마음을 부정하는 이 글, 최근 스윙스 '입덕 부정기'로 화제가 됐습니다. 한 네티즌이 스윙스의 진중한 모습에 '리스펙'을 보내면서도 매 문장 '팬은 아니'라고 강조한 내용인데요. 스윙스가 이 글을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무대인사에서 읽으면서 본격적인 밈(meme)으로 거듭나 사랑받고 있습니다. 스윙스 인스타그램에는 그의 열연에 호평을 보내면서도 "팬은 X"라고 선을 긋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져 웃음을 자아내는 중입니다.

타이밍 좋게 영화 성적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개봉 6일 만에 일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건데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개봉 전 예매 경쟁에서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걸 생각하면 의미 있는 반등입니다.

무대인사 영상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사이 실관람객들의 입소문도 힘을 보태는 모양새인데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20년간 사랑받아온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장인 만큼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과연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밈으로 모은 관심을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요.

▲배우 문지훈(스윙스)이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문지훈(스윙스)이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절대 팬은 아님"…스윙스, 또 밈 대박 났다

스윙스는 이번 영화에서 본명 문지훈으로 배우 도전에 나섰습니다. 맡은 역할은 잔혹한 무법자 아브라함인데요. 캐스팅의 출발점은 그가 준비한 자유연기 영상이었습니다. 최국희 감독이 배역에 맞는 얼굴을 찾던 중 변요한이 스윙스의 영상을 보여줬고, 이후 만남을 거쳐 출연이 성사됐다고 하죠. 최 감독은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스윙스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연기에 대한 열정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윙스는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5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연기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캐스팅됐다고 제작보고회에서 밝혔는데요. 기회를 얻은 만큼 준비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촬영을 위해 체중을 105㎏에서 92~93㎏까지 감량하는가 하면 수개월간 태닝을 하며 외형에도 변화를 줬다고 합니다. 오래 음악을 해왔어도 영화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며 자신이 받은 기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죠.

다시 신인이 되는 선택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을 겁니다. 실로 스윙스는 촬영을 마친 뒤 SNS에서 연기를 밑바닥부터 시작해도 괜찮겠느냐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털어놨는데요. 그러면서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를 누가 정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무대에서 활약하던 래퍼가 낯선 현장에서 배우고 적응하는 과정은 대중이 그를 조금 다르게 바라볼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배경에 무대인사에서의 적극적인 팬서비스가 더해지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영화관을 찾은 관객과 사진을 찍고 '깨물 하트' 포즈를 만드는 모습에 관심이 쏠렸고, 스윙스는 자신을 향한 '입덕 부정기' 글까지 직접 읽으며 웃음을 보탰죠.

이 과정에서 무대인사는 기존 관객을 위한 팬서비스를 넘어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작품을 알리는 콘텐츠로 확장됐습니다. 배우 도전으로 보여준 진지함과 관객 앞에서의 유쾌한 모습이 맞물리며 스윙스 개인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출연작의 노출도 늘리는 효과를 낸 셈입니다.

▲(사진제공=CJ ENM)
▲(사진제공=CJ ENM)

추석 연휴에 청불 영화?…'타짜4' 반등 배경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개봉 초반부터 압도적인 예매량으로 앞서간 작품은 아닙니다. 추석 연휴에는 '암살자(들)'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다가 연휴가 끝난 28일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는데요. 누적 관객은 9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조건을 생각하면 의미가 두드러집니다. 통상 명절에는 가족 단위 관람 수요가 생기지만,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청소년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 함께 고를 수 없는 영화니까요. 다만 '타짜' 시리즈의 인지도와 도박·배신·복수를 앞세운 장르적 특색은 성인 관객을 끌어들일 요소였습니다. 가족 단위 관람에는 제약이 있지만, 범죄 오락물을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선택할 이유가 분명한 작품이었던 셈이죠.

관람을 망설이던 이들에게는 먼저 본 관객들의 평가가 참고가 됐을 법합니다. 29일 기준 CGV 골든에그지수는 93%인데요. 관객 후기에서는 몰입감과 오락적인 재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특유의 말맛이나 승부의 긴장감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작품의 볼거리도 이런 반응과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한 장태영(변요한)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판을 벌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화투가 아닌 포커가 재료가 됐고, 배경도 서울을 넘어 일본과 베트남으로 넓혔습니다. 전작의 명대사와 캐릭터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비교 대상이 많겠지만, 배신과 복수라는 갈등 자체는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죠.

여기에 뜻밖의 요소도 겹쳤습니다. 주요 경쟁작인 '암살자(들)'이 돌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세가 주춤한 건데요. 작품은 23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왔지만, 28일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자리를 내줘야 했습니다.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총을 발사해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진실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런데 개봉 이후 극 중 일부 인물들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 또는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는 장면으로 국민의힘 등 일각에서 역사 왜곡이란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에 제작진은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항변했죠.

이에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박스오피스 1위 역시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로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타짜'라는 익숙한 이름이 화제성을 형성하고, 배우들의 무대인사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긍정적인 관람평이 관객들의 선택을 뒷받침하는 흐름인데요. 청불 등급의 제약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성인 관객에게 영화를 볼 이유를 얼마나 전달하느냐에 따라 경쟁할 여지를 보여준 겁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569만→402만→223만…마지막 승부서 웃을까

하지만 이 같은 반등세가 오랜 시간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밈의 인기가 곧바로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려운데요. 앞서 6월 개봉한 '와일드씽'은 트라이앵글 '러브 이즈(Love is)'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400만, 최성곤(오정세 분)의 '니가 좋아' 뮤비 조회 수가 300만 회를 각각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는데요. 영화 관객 수는 약 135만 명에 그치면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00만 명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공유하는 것과 시간과 돈을 들여 극장을 찾는 건 별개의 선택입니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2006년 개봉한 '타짜'는 약 569만 명, 2014년 '타짜-신의 손'은 약 402만 명, 2019년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약 223만 명의 누적 관객을 각각 기록한 바 있습니다. 세 편이 쌓아온 브랜드의 힘은 상당하지만, 작품을 거듭할수록 관객이 줄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시리즈의 인지도가 후속작의 흥행까지 보장해주지는 않았던 셈이죠.

특히 첫 작품의 존재감이 워낙 큽니다. 고니와 정 마담, 아귀, 곽철용 같은 캐릭터와 명대사들이 여전히 회자되는 만큼 후속작들은 늘 높은 기대와 비교를 함께 감당해야 했는데요. 이번 작품의 최국희 감독도 1편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신들만의 '타짜'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작품 역시 추억을 불러오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지금 관객이 즐길 만한 재미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죠.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원작의 마지막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며 20년 시리즈의 끝에 섰습니다. 일단 무대인사에서는 웃음을 자아내며 눈길을 끌었고, 박스오피스에서도 반전의 기회를 잡았는데요. 이제 남은 건 영화 자체의 힘으로 그 관심을 이어가는 일이겠죠.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밈의 인기를 넘어, 시리즈의 마지막 성적표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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