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전 세계 일자리 40% 영향”

AI 확산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주된 영향은 고용 양극화다. 총량 측면에서 AI 대체에 의한 소멸 일자리는 신산업 등장과 생산성 증대에 의한 신규 일자리로 상쇄된다. 문제는 산업별·직업별 격차다. AI 활용으로 생산성이 극대화하는 산업·직업은 AI로 혜택을 누리지만, AI로 대체가 용이하거나, AI를 활용해도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 산업·직업은 고용 안정성과 근로조건 악화가 불가피하다. 단기적으로는 생산성보다 비용이 큰 신규 채용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
AI의 고용 영향에 관한 관심은 챗 GPT(2022년 11월), 퍼플렉시티(2022년 12월), 클로드(2023년 3월), 제미나이(2023년 12월) 등 생성형 AI가 잇달아 출시된 2023년 전후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024년 12월 ‘인공지능(AI) 발전의 고용효과’ 보고서(장지연·전병유·정준호·이철승·심지환·안성준)에서 AI 노출도(대체 가능성)와 AI 도입률(실제 활용 여부)을 구분해 AI 기술 발전이 고용 규모와 노동시장 불평등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적으로 전문직·사무직 등 고임금·고숙련 일자리가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으나, 직업의 사회적 책무성과 의사소통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판매직·생산직·단순직 등 저임금·저숙련 노동이 자동화로 먼저 대체될 가능성이 더 크다. 현 단계에서 AI는 고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AI 기술이 노동의 숙련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대기업·정규직의 특권 강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고착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직업별로 상이하다.
노동연은 같은 시기 발간한 ‘AI 도입과 노동과정의 재구조화 : 산업과 직종별 변화와 정책과제(노세리·김란우·김성훈·노용진·박재혁·박은연·전준)’에서 노동과정 재구조화를 6개 주요 산업과 직종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제조업(생산직)에선 ‘사람의 손을 타는’ 업무가 자동화하면서 인력 감축이 나타나고 있으며, 남은 작업자들에게 AI를 다루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고 있다. 반대로 보건의료업(의사)에선 AI가 의사의 전문성과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도구’로만 활용된다. 법률서비스업(변호사 등)은 변호사 1인당 생산성이 극대화하면서 법무사, 비서, 신입 변호사 등 ‘지원인력’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밖에 정보통신기술(ITC) 산업(개발자)에선 코딩에 AI가 집중적으로 사용되면서 차원적인 아키텍처(설계)를 담당하는 고숙련 개발자와 단순 코딩을 담당하는 초·중급 개발자 간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창작(웹툰, 게임, 광고 작가·디자이너) 또한 작업시간 단축 등으로 ‘1인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팀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인사관리 분야(인적자원 전문가)에선 AI의 영향이 고용보단 데이터 학습과 AI 시스템 오류 등 노동과정에서 주로 나타난다.
AI의 일자리 영향은 세계적으로도 관심거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 보고서에서 AI가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 약 40%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 정도에 따라 선진국은 일자리의 약 60%가 AI의 영향을 받지만, 신흥국은 40%, 저소득 국가는 26%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발전이 선행되지 않으면 AI 활용으로 경제적 혜택을 이끌 인프라와 인력을 갖추기 어려워서다. 특히 노동자 개인의 AI 활용 역량에 따라 부의 불평등이 심화할 우려가 크다.
일부 영향은 현재도 나타난다. 경력·상시 채용 선호 추세와 맞물려 기업의 AI 활용이 늘면서 대규모 신입·수시 채용이 급감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달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1%로 전년 동월보다 1.0%포인트(p) 내렸다. 2024년 4월 이후 28개월 연속 내림세자 8월 기준으로 2020년(42.9%) 이후 최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