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띄운 이재용ㆍ최태원⋯삼성·SK, 엔비디아와 ‘AI 동맹’ 과시

입력 2026-09-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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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밴 플리트상’ 수상…이재용·최태원 뉴욕서 한자리
삼성은 AI 팩토리·SK는 HBM 동맹 부각…한미 기술협력 확대
안보·통상 넘어 AI·반도체·데이터센터로 동맹 외연 넓어져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28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는 삼성전자의   영상이 디지털 전광판을 통해 송출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28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는 삼성전자의 영상이 디지털 전광판을 통해 송출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나란히 축하했다. 삼성전자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축하 영상까지 내보냈다. AI 시대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삼성과 SK가 각각 반도체·AI 협력 관계를 부각한 것이다.

특히 한국전쟁을 계기로 형성된 한미동맹이 70여 년이 흐른 현재 AI와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 갈라에 참석해 올해 밴 플리트상을 받은 황 CEO를 축하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황 CEO가 한미 경제협력의 핵심 분야인 AI 반도체 산업에서 보여준 선구적인 리더십과 혁신적인 기여를 선정 배경으로 꼽았다.

이 회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황 CEO와 엔비디아가 AI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젠슨보다 이 상에 더 어울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오늘날 AI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의 중심에 회사를 올려놨고 컴퓨팅이 할 수 있는 일을 재정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전 세계 산업에 동력을 제공하고 훨씬 더 큰 무언가를 구축하는 것을 돕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미국과 한국 사이 진정한 동반자 관계이자 진정한 영향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황 CEO와의 개인적 친분도 유쾌하게 드러냈다. 그는 “우리 두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우리 두 회사 모두 ‘올인’(all-in)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매디슨’이라는 이름의 딸을 두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세 번째는 우리 모두 ‘갤럭시 Z 폴드8’을 사랑한다는 점”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전자는 행사에 앞서 뉴욕 한복판에서 황 CEO 지원사격에 나섰다. 현지시간 27일 오후 6시부터 28일까지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황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는 영상을 송출했다. 영상은 황 CEO를 ‘Pioneer(개척자)’, ‘Architect(설계자)’, ‘Builder(건설자)’, ‘Friend(친구)’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소개하며 AI와 가속 컴퓨팅 산업에서의 성과를 조명했다.

삼성과 엔비디아의 협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양사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기존 반도체 협력을 넘어 AI 제조 혁신으로 협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과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반도체 제조 역량과 결합해 연구개발(R&D)부터 설계·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 중이다.

최 회장은 SK와 엔비디아의 ‘메모리 동맹’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 회장은 건배사에서 “젠슨을 만날 때마다 그의 질문은 ‘더 빨리 만들어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빨리빨리’라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처럼 우리도 결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디자인과 브레인을 맡고 SK는 메모리를 만든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형성된 양사의 역할 분담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최 회장은 “젠슨이 뭔가를 잊어버릴 때면 그는 정확히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며 농담을 건넨 뒤 “당신의 파트너가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의 파트너십이 GPU 수요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HBM을 공급하며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AI 가속기의 성능 경쟁이 GPU 자체뿐 아니라 HBM과 첨단 패키징 등으로 확산하면서 엔비디아와 SK의 협력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미 협력의 중심축이 전통적인 안보와 통상에서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 회장 역시 건배사에서 “70여 년 전 밴 플리트 장군은 전장에서 한미 동맹을 구축했다”며 “70년이 지난 오늘날 젠슨 황이 그 최전선에 서 있고 이제 그 최전선은 전장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밴 플리트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기관에 수여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은 2006년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최 회장 역시 선친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에 이어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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