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업 체감경기가 석 달 만에 한풀 꺾였다. 반 년 넘도록 진행 중인 중동전쟁과 명절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기업 파업 등 영향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업종별 희비가 갈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9월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99.5을 기록했다. 기업심리지수란 한은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CBSI는 올해 6월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다 석 달 만에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100을 하회한 것은 올해 4월(99.1) 이후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제조기업 심리지수가 전월(103.8) 대비 4.3p 하락한 99.5를 기록했다. 제조업 심리지수는 최근 4개월 연속 100을 웃돌며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달 들어 큰폭 하락했다. 업종 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자동차 제조기업 업황이 전월보다 10p 하락했고 생산은 22p 급락했다. 이는 수출과 내수 부진 뿐 아니라 파업 및 연휴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화학업종 역시 중동사태 장기화로 수송에 차질을 빚었고 구조조정 여파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둔화됐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예를 들어 완성차업체의 부분파업이 8월 말에서 이달 초까지 이어졌는데 그 여파로 중소 부품업체 납품에 차질이 빚어진 측면도 있고 고무 플라스틱 등 타 업종으로도 영향이 있었다"면서 "다만 최근 추석 등의 이유도 함께 답변이 이뤄지는 만큼 제조업 심리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친 핵심요인을 하나만 꼽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제조기업 심리지수는 자금사정과 업황 개선으로 전월보다 2.2p 높은 98.9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비제조기업 심리 개선에는 추석 명절 연휴로 인한 소비특수가 나타난 데다 초가을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내수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비제조업 실적을 업종 별로 보면 도소매기업이 명절과 환절기를 앞두고 음식료품 및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업황과 채산성 지수가 각각 10p, 3p 상승했다. 또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기업이 연휴 및 선선한 날씨 등으로 스포츠경기장과 유원지 방문자 수가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업(BSI)과 일반 소비자심리지수(CSI)를 합성한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9.9로 전월 대비 0.5p 상승했다. 이는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 등 소비자심리 개선에 기인한 것이다. 계절성 요인을 배제한 ESI 순환변동치(98.3) 역시 전월보다 소폭(0.7p) 상승했다.
다음달 경기전망 또한 업종 간 희비가 반영됐다. 10월 기업경기에 대한 업계 시각을 조사한 전 산업 심리지수 전망치는 전월(99.6)과 동일한 수준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제조기업 전망(101.1)은 전월 대비 1.4p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비제조기업 업황(98.6)은 도소매업과 건설업,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1.0p 상향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기업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제조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제조업의 경우 내수 부진(21.2%) 뒤를 이어 원자재 가격(20.9%)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6.7%) 순으로 답변했다. 비제조업은 △내수 부진(18.8%) △불확실한 경제상황(16.6%)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14.5%)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