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 원장 사택 근거 없이 지원
로봇진흥원 인사·회계 등 무더기 지적

산업통상부 소관 기관과 협회에서 채용과 성과급 지급부터 기관장 사택 지원, 법인카드·출장비 사용까지 부적정한 업무 처리가 잇따라 적발됐다. 감사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거나 지원 근거도 없이 기관장 사택을 임차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기관에서는 임원 해임과 직원 징계까지 이어졌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산업통상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산업지능화협회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에서 인사·회계·기관 운영 전반에 걸친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가장 강도 높은 처분이 이뤄진 곳은 산업지능화협회다. 협회 직원은 상근임원에게 보고한 뒤 감사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감사관에게 제출했다. 노래방·골프장 등에서 법인카드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금액이 390만원에 달했다. 상세 규정 없이 상근임원들이 임직원 성과급을 결정했고, 임직원 40명 중 1명에게 전체 성과급의 약 12%가 지급됐다.
특별한 심사도 없이 직원들에게 전월세보증금 총 1억원이 지원됐다. 채용 과정에서는 인사위원회 미개최와 공고기간 미준수 등이 적발됐으며, 최근 3년간 계약부서가 아닌 사업부서가 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144건에 달했다. 산업부는 임원 1명 해임과 직원 4명 징계 등을 요구하고 총 1억1794만원을 환수·회수하도록 했다.
협회는 2020년 전후 조직이 빠르게 커지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과 실제 운영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개인의 비리나 채용 비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감사 결과를 수용해 관련 규정과 정관을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는 원장 사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산업부 감사 결과 원장은 직원보다 과도한 수준의 사택 임차보증금과 월세·관리비를 지원받았다. 임원 사택 지원 근거 자체가 없었지만 현 원장의 사택 임차를 추진했고, 최초 지원을 결정하면서 이사회 보고·의결 절차와 위임전결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사택 임차 계약금인 회사 공금을 개인 계좌에 수일간 보관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는 인사부터 출장비, 계약·사업관리까지 광범위한 문제가 확인됐다. 외부 인사위원의 채용비리 연루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인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심의 없이 채용 관련 외부 위탁용역을 실시했다. 출장여비를 과다·중복 지급한 사례도 적발됐다. 일반경쟁입찰 대상인 단일 공사를 나눠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거나, 공고 없이 기존 사용자와 장비 임대계약을 다시 체결한 사례도 있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채용과 성과급 지급, 법인카드 사용 등 기관 운영 전반에서 부적정한 업무 처리가 확인된 만큼 단순히 관련자를 징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산업통상부는 감사 처분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소관 기관과 협회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