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생님, 저 수술해야 할까요?”척추수술, MRI 사진 아닌 환자의 ‘증상과 일상’ 보고 결정해야

입력 2026-09-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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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필요시 단일공(PSLD)•양방향(UBE) 척추내시경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최소침습치료 고려

▲서울본원병원 척추센터 박성철 병원장 (서울본원병원)
▲서울본원병원 척추센터 박성철 병원장 (서울본원병원)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며 자주 묻는 질문은 “수술해야 할까요?”이다. MRI 검사에서 디스크 탈출이나 척추관협착이 확인되면 수술부터 걱정하거나, 반대로 긴 입원과 일상 복귀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상에서 이상 보여도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본원병원 척추센터 박성철 병원장은 “척추수술은 영상검사 결과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며 “영상에서 이상이 확인돼도 증상이 경미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영상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근력 저하나 보행장애 등 신경기능 저하가 진행된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수술할 수 있는가’보다 ‘지금 이 환자에게 수술이 꼭 필요한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수술 여부 판단하는 네 가지 기준

박 병원장은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환자가 겪는 통증•저림과 일상생활 제한 정도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기능 변화 △MRI•X-ray 영상과 증상 및 진찰 소견의 일치 여부 △약물•주사•물리치료•운동재활 등 비수술치료에 대한 반응과 경과를 꼽았다.

MRI에서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척추관이 좁아진 모습이 보여도 그것만으로 수술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신경이 눌린 위치와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저림의 부위가 일치하는지, 실제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이 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근력 저하•보행장애 나타나면 진료 미루지 말아야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빠지고 발이 끌리는 증상,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손동작이 둔해지는 증상, 걸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기능 저하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대소변 조절기능의 변화나 회음부 감각 저하는 심한 신경압박을 알리는 응급 신호일 수 있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비수술 치료도 ‘일상기능회복’ 여부 재평가해야

응급 신경증상이나 진행성 근력 저하가 없다면 약물•주사•재활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우선 적용할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없는 치료를 무조건 오래 반복하기보다 통증이 줄었는지, 보행 거리와 수면•업무 등 일상 기능이 회복되고 있는지를 재평가해야 한다.

박 병원장은 “비수술 치료 후 증상과 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면 수술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반대로 충분히 치료했는데도 통증 때문에 걷거나 일하기 어렵고 일상이 계속 제한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필요하면 단일공•양방향 내시경 적용 가능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최소침습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디스크 탈출이나 척추관협착으로 신경이 눌린 환자는 병변의 위치와 범위, 척추의 안정성 등에 따라 단일공 척추내시경(PSLD) 또는 양방향 척추내시경(UBE)을 적용할 수 있다.

척추내시경 수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한 뒤 확대된 영상을 보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나 두꺼워진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여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허리에 나사를 삽입하는 수술인 유합술 역시 척추내시경을 통해 가능해졌다

환자 상태와 수술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2~3일의 비교적 짧은 입원 후 퇴원할 수 있어 직장과 일상 복귀를 계획하는 데도 유리하다.

다만 모든 척추질환을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척추 불안정성이 심하거나 광범위한 협착•변형이 동반된 경우, 척추유합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질환의 특성에 맞는 다른 수술법이 적합할 수 있다. 절개 크기보다 병변을 충분히 치료하면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의 최종 목표는 환자가 원하는 일상으로의 복귀

박성철 병원장은 “척추수술의 목적은 눌린 신경을 풀고 필요한 경우 불안정한 척추를 안정시켜 환자가 원하는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라며 “수술 여부와 방법은 환자의 증상, 신경기능, 영상소견, 치료 경과와 생활여건까지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술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히 해야 한다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기다려도 안전한지, 어떤 치료가 환자의 일상회복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를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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