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곽노성 칼럼] 부동산세제 개편, ‘갈라치기’ 돼선 안돼

입력 2026-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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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합목적성 갖춰야 할 과세체계
특정층 쏠린 종부세 정의롭지 않아
거래세 인하 등 활성화정책 찾아야

9월 1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2026년 세제개편’안의 개정안으로서,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해 심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거주 중인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를 현재의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인상하고, 부부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해 비거주인 경우 부부 각각 9억원이었던 공제한도를 6억원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한편, 당초 200%였던 종부세 인상 상한은 현행대로 150%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간 집값 상승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서울 외곽 10구와 수도권 집값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고, 거주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집주인들의 회귀로 인한 전세 품귀와 전세가 인상으로 인해 집 없는 사람들의 원망은 한층 격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이 되었던 종부세 인상 상한을 낮추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 금액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음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까지 추락하고 있다.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집 없는 서민들의 원망과 민심 이반은 차제에 우리 사회에서 주택 보유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부동산정책 특히, 부동산에 대한 과세는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부과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어떤 종류의 세금이라도 과세는 정의로워야 하며(공평성), 과세체계(세율, 부과대상, 부과방법 등)가 정책 목적에 합당하여야(합목적성)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내집 마련은 가정생활의 안정이라는 단순한 재산증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재산세에 대한 선택적 부가세로서 종부세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고가의 주택 보유에 대한 ‘부유세’ 성격을 띠고 도입한 세목이다. 지방세로서 재산세(주택분)는 자치단체의 지역개발, 도로, 교통, 공원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로 인한 재산 편익에 상응하여 부과하는 과세로서 국민들에게 공평하게 부과하는 것이 원칙이다(조세평등주의).

그러나 ‘공평’의 의미가 다양(수평적 공평, 수직적 공평 등)하고 자기중심적 해석(self-centered interpretation)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지표로 담세력 즉, 능력과세 원칙을 활용하여 고가의 주택보유자에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당화되어 왔다. 이런 과세 원칙에 비추어볼 때 이번 종부세 개편안이 정당화되려면 종부세입의 증가분을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특별 규정 없이 종부세를 특정 계층에 몰아서 부과하는 것은 조세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번에 내놓은 종부세 개편안은 약 20만 명에 달하는 ‘비거주 2주택자 특히,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종부세를 모두 부담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처벌적’인 성격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집 없는 청년을 포함한 서민 실수요자에게 가용한 비용으로 주택을 공급하여 주거안정을 기하겠다는 정책 목적과는 많이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종부세 개편안이 집값 상승의 주역으로, 또한 공급 부족의 원흉으로 이들 소수 20만 명을 지목하여 공격의 화살을 돌리게 하였다는 점에서 과거 희생양(scapegoats)을 만들어 공격하고, 재산을 몰수하고, 생명까지 빼앗아 갔던 흑역사를 생각나게 한다.

과세 방식에 있어서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이중과세’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 층위별 누진율을 도입함으로써 징벌적인 성격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주택가격 안정과 실수요자에게 주택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주택공급의 실질적인 확대를 통해 서민들의 주택 가용성(availability)을 높이고, 과세 방법에 있어서도 양도세 등 거래세를 인하함으로써 다주택보유자들이 쉽게 집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재산세, 종부세 등 보유세의 인상이 상기한 기본 원칙하에 실행될 때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서민 주거안정은 이러한 주택 공급의 실질적인 확대와 함께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가용성을 높이기 위한 재무적인 조치(장기 주택자금 융자 한도 및 범위 확대 등)를 병행함으로써 기대하는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이 희생양 처벌을 통한 ‘갈라치기’라는 정치적인 목적을 띤 조치라는 오명을 벗고 서민들 특히, 청년세대의 내집 마련에 기여하는 합목적적인 개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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