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피신고인이 된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억울하다는 이유로 신고인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주변 동료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해명을 위한 연락이라도 상대방에게는 회유나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조사내용이 확산되면서 또 다른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전에는 무엇이 문제된 행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다는 것인지 쟁점을 나누고, 당시 이메일이나 메신저, 업무지시 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반대로 관련 자료를 삭제하거나 사후 수정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성희롱 사건에서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 ‘농담이었다’, ‘상대방도 웃었다’는 해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성희롱 여부는 행위자의 의도만이 아니라 발언의 내용과 관계,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 역시 ‘업무상 지시였다’는 설명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는다.
또한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하더라도 곧바로 신고인을 명예훼손이나 무고 등으로 맞신고하거나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괴롭힘이나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허위 신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성급한 대응은 오히려 보복이나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사건은 초기 대응에 따라 이후 조사와 징계 절차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사건이 복잡하거나 징계 가능성까지 예상된다면 혼자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조사에 앞서 전문가와 사실관계와 대응 방향을 정리해 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피신고인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반박이 아니라, 문제된 행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일관되게 소명하는 것이다. 노무법인 화연 대표 오수영 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