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오건영의 금융진단] ‘통화긴축정책’이 불러온 환율하락

입력 2026-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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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사이 큰 폭 하락에 해석 ‘분분’
경제성장 추세에 금리인상 흐름 타
수출 경합국 통화강세 여부 살펴야

7월 초 1550원 선을 넘어서면서 고환율 고착화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급전직하, 불과 2개월여 만에 달러당 1340원 선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빠른 낙폭을 보였다. 상승 일변도를 이어갈 것 같던 환율의 큰 폭 하락,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선 달러 유입을 비롯한 수급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7월 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이후 해당 자금이 국내로 유입, 달러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이후 이어져온 글로벌 채권 지수(WGBI) 편입에 따른 국내 채권으로의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 역시 일정 수준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4~5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이 보다 뚜렷할 때에는 환율이 되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6~7월에는 자금 유입이 되레 약해지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7월 국내 주식시장 급락 국면에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급 요인만으로는 환율 급락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통화 정책의 전환이다. 각국 금리 인상 이전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3.5%, 한국의 기준금리는 2.5%를 기록하며 기준금리의 격차가 1% 이상 벌어져 있었다. 과거에도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적은 있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4년 이상 지속적으로 역전된 적은 없었고, 이 시기 동안에 원·달러 환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다. 미국의 성장세 대비 국내 성장이 약하다는 점에서 미국 기준금리 레벨까지의 금리 인상은 상당히 어렵다.

그렇지만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의 급속한 개선은 분위기를 사뭇 다르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1.0%에 불과했던 국내 실질성장률은 올해 3%대 중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이 반영된 국내 물가상승률은 10%대 중반까지 높아져 있다. 실질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명목성장률로만 보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1970년대 이후 5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레 나타난 강한 성장의 모멘텀을 감안한다면 기준금리 인상 역시 가능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 현행 3.0%까지 금리를 인상하며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혔으며 이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국내 통화 정책 스탠스 변화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한국은행 대비 통화정책 긴축 전환에 소극적인 일본의 엔화가 원화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이는 것을 그 근거로 들 수 있다.

환율의 큰 폭 하락과 함께 “환율은 으레 오르는 것”이라던 기존의 심리적 관성의 변화 역시 환율 하락의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경상 흑자에도 불구, 벌어들인 달러를 해외 투자를 위해, 혹은 달러 가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매도하지 않던 국내 경제 주체들이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보면서 달러를 매도했다는 점 역시 환율 하락을 가속화한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안화, 엔화, 대만달러와 같은 해외 통화들의 움직임 역시 주목해야 한다. 일본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 동참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엔화 약세를 제어하려는 적극적 시그널을 보낸 바 있다. 위안화 역시 달러당 6.7위안 수준까지 하락하며 강세 기조를 이어가는 점 역시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부진의 부담을 일정 수준은 낮춰줄 수 있다.

이상 환율 하락의 요인들을 짚어보았다. 각국의 긴축정책 지속 가능성 및 수출 경합국 통화의 강세 여부 등이 향후에도 이어지는지 여부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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