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멕시코 경제 떼려야 뗄 수 없어…경제협정 협상 재개해야”

입력 2026-09-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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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를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9.24 (연합뉴스)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를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9.2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를 북미와 중남미를 잇는 핵심 공급망 파트너로 규정하고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마약 밀매 등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한 양국 치안 당국 간 공조 강화도 제안했다.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El Universal)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 파트너이자 오랜 우정과 신뢰를 쌓아온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엘 우니베르살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과 양국 관계와 투자, AI, 안보, 문화 협력 등에 대해 인터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500여 개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 진출해 약 133억 달러를 투자하고 1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양국 경제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경제협력의 깊이에 걸맞은 제도적 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한-멕시코 경제협정 협상 재개와 사회보장협정 체결, 투자보장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기업의 투자와 인적 교류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를 확충해 경제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특히 멕시코 정부가 ‘플랜 멕시코’를 통해 육성하고 있는 반도체와 항공우주, 전기차 산업을 양국 간 유망 협력 분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에 멕시코는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북미와 글로벌 시장을 잇는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라며 “한국의 기술력과 제조 역량, 경제 발전 경험을 멕시코의 우수한 인재와 제조 기반에 결합한다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분야에 대해서는 최근 기아자동차의 누에보레온주 전기차 생산시설 투자를 언급하며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 역량과 공급망을 갖춘 멕시코와 전기차 배터리·부품 분야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멕시코의 전략적 가치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공급망 안정을 위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풍부한 에너지 잠재력과 지경학적 강점을 가진 멕시코는 한국의 중요한 공급망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올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공급망 우려가 커졌을 당시 멕시코와 원유 도입 확대를 협의한 사실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의 협조에 힘입어 원유 수입도 확대할 수 있었다”며 “어려운 순간에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양국의 신뢰와 우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5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후 한국 기업의 대(對)멕시코 투자가 26배 늘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멕시코의 에너지 잠재력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이 어우러져 위기에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고 함께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AI와 방산,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으로도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의 AI 행정서비스 및 제조업 전환 정책과 한국의 ‘모두의 AI’, 피지컬 AI 등 산업 AX 전략을 연계해 “공동 실증과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면 새로운 AI 수요와 시장을 함께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산 분야에서는 멕시코 공군의 전투기 현대화 사업을 거론하며 “한국의 FA-50은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좋은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까지 협력을 확대할 경우 멕시코의 산업 기반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분야에선 정부 간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위성·발사체 분야에서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치안 분야에서는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마약 등 초국가적 범죄를 공동 대응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치안 당국 간 공조를 강화하고 치안 인프라와 기술 분야의 협력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첨단기술에서 산업·안보, 국민의 안전에 이르기까지 협력의 폭을 넓혀간다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일 아침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주말마다 전국의 민생 현장을 찾는 모습에서 ‘늘 국민 곁에 있는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과학자 출신 지도자라는 점을 거론하며 “전문성과 실용적인 리더십은 셰인바움 대통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문화 협력 확대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K팝과 영화, 음식, 뷰티 등 한국 문화에 대한 멕시코 국민의 높은 관심을 언급하며 양국 간 콘텐츠 공동 제작과 인재 양성 제도를 마련하고, 한국 문화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K-컬처 센터’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문화와 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분야를 더욱 넓혀 양국 국민이 체감하고 미래 세대가 이어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한-멕시코 관계를 만들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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