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龍 낙마에도 중도층 흡수 한계…장동혁·한동훈 주도권 경쟁도 변수
장외투쟁보다 ‘대안 야당’ 증명 과제…추석 뒤 국감이 첫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인사·부동산 등 정부에 대한 부정 여론이 국민의힘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당내 갈등과 장동혁·한동훈 간 주도권 경쟁, 강경 투쟁 노선 등이 중도층 확장의 한계로 거론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크게 앞서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7%, 부정 평가는 56%였다. 반면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0%, 국민의힘 27%로 13%포인트(p)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달 1~3일 조사에서 30%를 기록하며 민주당(38%)과 격차를 8%p까지 좁혔지만 이후 다시 20%대로 내려왔다. 인사청문 정국이 야당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만들었음에도 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실제 청문회가 집중된 9월 셋째 주 민주당은 지지층이 결집한 반면 국민의힘은 2주 연속 하락했다.
다른 방식으로 조사하는 리얼미터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드러난다. 지난 14~18일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0%p 오른 34.8%, 부정 평가는 63.4%였다. 별도로 17~18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0.2%, 국민의힘이 38.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3.6%p 하락했다.
조사기관과 조사 방식에 따라 정당 지지율의 절대적인 수치는 차이가 크지만 공통점은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국민의힘의 안정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최근 정치적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8·30 개각 이후 당내 계파를 가리지 않고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집중적으로 검증했고 두 후보자는 각각 13일과 19일 자진 사퇴했다.
인사청문 정국이 시작되면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어졌던 당내 갈등도 일시적으로 잦아들었다. 장 대표와 한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이 두 후보자 공세에 동시에 나서면서 사실상 ‘대여 원팀’이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김 전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한 의원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잠복했던 당내 주도권 경쟁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의원은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친한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복당론을 공개적으로 꺼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등이 한 의원의 복당을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한국일보·에스티아이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53.5%가 한 의원 복당에 찬성했고 반대는 33.3%였다. 보수층에서도 찬성 48.1%, 반대 31.3%로 조사됐다. 복당 문제가 당내 일부 인사만의 요구를 넘어 지도부가 계속 마주해야 할 현안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 대표와 한 의원 측 사이에서는 김 전 후보자 낙마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개인보다 당 차원의 검증과 대응을 강조하고 있고 친한계에서는 한 의원이 관련 의혹을 공론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두 번째 고민은 투쟁 방식이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22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 실정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추석 이후 장외투쟁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반면 원내와 일부 중진 사이에서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데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국감이라는 제도적 무대를 활용해 부동산·경제·인사 등 정부 정책의 문제를 구체적인 자료로 검증하는 것이 중도층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강경 투쟁이 전통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정부에서 이탈한 중도·무당층을 흡수하는 데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리얼미터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외투쟁과 탄핵 언급 등 강경 대응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20·30대와 중도·보수층에서 이탈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추석 이후 국민의힘이 풀어야 할 핵심은 ‘이재명 정부를 얼마나 강하게 비판하느냐’보다 정부에서 이탈한 유권자에게 어떤 정책적 선택지를 보여주느냐에 있다.
특히 부동산과 세제, 민생경제, 형사사법체계 개편 등은 국민의힘이 국정감사와 정기국회에서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현안이다. 인사청문 정국에서 확보한 검증 능력을 정책 대안으로 연결할 경우 외연 확장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장외투쟁과 내부 주도권 경쟁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면 인사정국에서 확보한 정치적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함께 낮게 나타나는 최근 여론은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와 야당에 대한 지지가 별개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석 이후 국정감사는 국민의힘이 ‘정부 심판론’에 머물지 않고 중도층과 무당층에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리얼미터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정당 지지도 조사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