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디지털자산 과세, 기본법 통과 이후 시행해야”

입력 2026-09-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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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래정보 확보 전 과세 시 국내 투자자 역차별 우려…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 시행 제안
손실 이월공제 최소 5년 도입 촉구…취득가액 산정 기준 등 과세 체계 정비 강조
과세 시행 시점별 세수 효과·행정비용 공개 요구…“과세 피하자는 것 아닌 제대로 걷자는 것”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15일 서울 중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미국의 디지털자산 패권 전략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15일 서울 중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미국의 디지털자산 패권 전략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손기현 기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 시점을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손실 이월공제 등 공정한 과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동의한다. 디지털자산도 예외일 수 없다”면서도 “원칙대로 과세하려면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 지금은 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부터 시행된다. 연간 손익을 통산한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소득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한 세율은 22%다.

해외 거래자료 확보 전 과세 시행…국내 투자자 역차별 우려

민 의원은 우선 해외 거래정보 확보 시점과 과세 시행 시점의 차이를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정보 교환체계(CARF)의 첫 자료 교환이 2027년에 이뤄지는 점을 언급하며 “2027년 1월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만 잡히고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거래소 이용자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국내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이탈로 디지털자산 소득세뿐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법인세와 거래수수료 부가가치세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CARF에 따른 국가 간 첫 정보 교환이 2027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로 정보 교환 개시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손실 이월공제 최소 5년 도입 촉구…취득가액 산정 기준도 정비해야

민 의원은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촉구했다. 현행 과세 체계에서는 한 해 발생한 손실을 이듬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없어 실제 투자 손익과 과세 대상 소득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첫해 1000만원을 잃고 이듬해 1000만원을 벌면 두 해 손익은 0원”이라며 “그런데 현행 제도에서는 둘째 해에 165만원의 세금을 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의 자본손익 과세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에도 최소 5년의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취득가액 산정과 관련한 세부 규정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취득가액 산정 기준의 일부가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적 불명확성으로 투자자가 실제보다 많은 세금을 부담하거나 신고 오류에 따른 책임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취득가액 산정 방식으로 총평균법이 규정돼 있으며, 국세청은 실제 취득가액 확인이 어려운 경우 적용할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필요경비 인정 비율 등이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과세 시점별 세수 효과·행정비용 공개 요구…기본법 통과 이후 시행 제안

아울러 민 의원은 과세 시행에 따른 예상 세수와 행정비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이 CARF 도입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와 정부·사업자의 이행비용을 함께 공개한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 정부 역시 즉시 시행과 준비 후 시행에 따른 세수 효과를 비교하고 행정비용과 투자자의 신고 부담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CARF 도입에 따른 2029~2030 회계연도까지의 세수 증가분을 총 3억1500만 파운드로 추산했으며, 제도 시행을 위한 영국 국세청의 이행비용은 6900만 파운드로 예상했다.

민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 과세를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스테이킹·렌딩·에어드롭·하드포크의 법적 성격과 투자자 보호, 사업자 책임 등을 먼저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외 거래자료가 실제로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 과세를 시행하되, 국회와 정부가 과제별 완료 시한과 검증 기준을 함께 제시해 기한 없는 유예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과세를 피하자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걷자는 것”이라며 “준비 기간에도 불공정거래 단속과 투자자 보호는 더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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