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 속 SMP 연초 대비 43.8% 급등…한전 재무 부담 가중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으로 동결됐다. 최근 국제 연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산정 공식상으로는 킬로와트시(㎾h)당 7원 이상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서민과 소상공인의 물가 부담과 현행 요금 제도상 상한선(+5원) 제한에 따라 3분기와 동일한 단가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력 도매가격 상승분이 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못하면서 210조원을 웃도는 한국전력의 재무구조 악화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로 구성된다. 이 중 단기적인 에너지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요금의 기준이 바로 연료비 조정단가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종합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며, 현재는 최대치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4분기 산정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6~8월 평균 실적연료비는 ㎏당 549.64원으로 기준연료비(494.63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른 변동연료비는 ㎏당 +55.01원이며, 변환계수(0.1335)를 곱해 최종 산출된 4분기 연료비 필요조정단가는 ㎾h당 +7.3원이었다. 수치상으로는 요금을 7.3원 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분기별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최대 ±5원까지만 조정할 수 있어 최종적으로 상한치인 +5.0원이 계속 적용된다. 이로 인해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등도 함께 유지됨에 따라 4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문제는 요금 동결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한전의 재무 부담이 한계 상황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국내 전력도매시장의 기준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은 미국-이란 전쟁 등에 따른 LNG 공급 불안 여파로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월평균 육지 SMP는 올해 1월 102.84원/㎾h에서 8월 147.88원으로 43.8%나 급등했다.
한전은 전력시장에서 전기를 비싸게 사서 가정과 기업에 공급하지만, 도매가격인 SMP와 소매 전기요금이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는 탓에 늘어난 구입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 기준 한전의 누적 부채는 210조7000억원에 달하며, 하루에 부담하는 이자 비용만 약 115억원에 이른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최근 분석을 통해 원가와 요금의 괴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전의 부채와 이자 비용이 결국 미래 소비자의 요금 폭탄이나 국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요금 정상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정부와 한전은 누적된 미조정액과 한전의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 이행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