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기업과 자본의 해외 콘텐츠 시장 공략도 빨라지고 있다. 유통·공동제작부터 투자·인수까지 진출 방식이 다변화되면서 국내 콘텐츠 기업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와 함께 핵심 지식재산권(IP)과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리스크도 커지고 있어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삼정KPMG는 21일 발간한 ‘중국 콘텐츠와 자본의 확장, 한국 기업의 전략적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콘텐츠가 방대한 내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 역량을 축적하며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분야에서는 독창적 세계관과 막강한 기술력을 갖춘 중국산 대작들이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영상 분야 역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공급을 넘어 숏폼 드라마 플랫폼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삼정KPMG는 이같은 경쟁력의 배경으로 10억명이 넘는 내수 이용자 기반, 정부의 전방위 정책 지원, 숏폼 중심의 소비 트렌드, AI 접목을 통한 제작 효율화를 꼽았다.
숏폼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확산과 게임·드라마·애니메이션의 높은 시각적 완성도, 독창적인 세계관 역시 중국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자체 AI 모델과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콘텐츠의 품질과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자본의 해외 진출 방식도 단순한 콘텐츠 수출에서 벗어나 현지 사업 기반과 핵심 자산을 직접 확보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는 해외 법인을 통한 퍼블리싱·운영 기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현지 게임사에 대한 지분 투자와 인수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게임사에 투자해 유력 IP와 개발 역량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최근에는 위메이드 사례처럼 소수지분 투자를 넘어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영상 분야에서는 아이치이(iQIYI) 등 중국 플랫폼이 동남아시아, 중동·아프리카 지역 등에 해외 거점을 구축하고 현지 기업과 콘텐츠 교류 및 공동제작을 확대하고 있다. 숏폼 영상 역시 자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해외에 빠르게 진출하며, 현지 제작사와 협력해 콘텐츠 현지화와 공동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삼정KPMG는 중국 기업과 자본이 국내 기업에 ‘경쟁자이자 협력자’라는 양면성을 띤다고 짚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맞붙는 라이벌인 동시에, 대규모 제작 자금과 글로벌 유통망, 현지 사업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기업과 자본의 글로벌 시장 관여 방식은 콘텐츠 분야별 산업 구조와 경쟁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과 이에 따른 리스크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분야별 진출 방식과 지분·IP·유통권 등의 확보 범위, 사업 운영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판호와 콘텐츠 심의뿐 아니라 해외 각국의 데이터 보호, 국가안보, 반독점 규제 등 정책·규제와 지정학적 변수도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혔다. 이러한 리스크는 지분 투자뿐 아니라 공동제작, 플랫폼 운영, 콘텐츠 유통, 데이터 활용 등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콘텐츠 기업의 대응 과제로는 △핵심 IP 및 데이터 자산 보호 △중국 파트너 의존도 분산 및 규제 관리체계 구축 △중국 자본·네트워크를 활용한 전략적 시장 확장 △AI·숏폼 결합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을 제시했다.
김익찬 삼정KPMG 전무는 “중국 콘텐츠 기업과 자본의 확장은 국내 기업에 자금 조달과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쟁 심화와 파트너 의존, 정책·규제 리스크를 수반한다”며 “핵심 자산과 사업 주도권을 지키면서 파트너의 자본·유통망·운영 역량을 활용하고,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