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6.2만가구 착공 목표…하반기 5.1만가구 남아
공급 역할 커진 LH…분사·노사갈등 부담 커져

정부가 연말까지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 물량을 대폭 끌어올리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총파업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계획된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 물량 상당 부분이 하반기에 집중된 데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서 LH의 역할도 커지고 있어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 일정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와 LH 등에 따르면 LH 노동조합은 정부의 LH 분사 추진에 반발해 8000여 명의 조합원이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 절차에 돌입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면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LH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노사 갈등은 정부의 LH 분사 추진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을 통해 LH의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능별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공급 업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조직을 다시 나누면 인력 이탈과 업무 혼선이 커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그동안 공급 업무는 늘어난 반면 인력은 줄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정부 공급계획에 따라 LH의 연간 공급 물량은 6만 가구에서 11만 가구로 사업비는 20조원에서 60조원으로 확대됐지만 2021년 혁신안으로 정원은 1220명 감소했다. 2021년 이후 휴·퇴직자도 매년 800~1000명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노사 갈등이 공공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야하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등 수도권 4대 공사를 통해 공공주택 6만2000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서울 성뒤마을, 성남 낙생·복정, 동탄2 등 주요 공공택지 사업이 포함돼 있다.
상반기 착공 물량은 계획했던 1만1000가구를 채웠다. 산술적으로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5만1000가구를 추가 착공해야 한다. 상반기 실적이 계획에 못 미친 것은 아니지만 애초 공급 일정 자체가 하반기에 집중된 구조다.
LH는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 등을 중심으로 토지 보상과 택지 조성부터 주택 발주·건설, 사업관리까지 공급 과정 전반을 맡고 있다. 하반기에 착공 물량이 몰린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거나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사업 관리와 발주 등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가 준비 중인 구체적인 LH 개혁방안도 향후 노사 갈등의 변수다. 현재 개발과 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한다는 큰 방향이 정해진 가운데 향후 조직과 인력 재배치 등 세부 내용이 구체화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11일 LH 조직개편 킥오프 회의를 열고 후속 작업에 착수하면서 개편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공주택 공급은 단순히 인력을 투입한다고 속도가 나는 구조가 아니라 사업별 의사결정과 조직 간 협업이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라며 “조직개편과 노사 갈등이 동시에 진행되면 현장보다 오히려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