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호텔산업의 ‘수익관리 vs 바가지요금’

입력 2026-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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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과 5월,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광화문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개최하기 전 급등한 숙박 수요에 맞춰 대폭 인상된 호텔 객실료가 적잖이 화제가 되었다.

평소 가격의 최대 수십 배 이상 치솟은 요금에 대한 팬들과 여행자들의 불만은 폭증했고, 높은 요금뿐만이 아닌 호텔 측의 일방적인 예약 취소 및 무례한 응대 등의 문제점이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었다. 나중에 BTS가 직접 이에 대해 “적당히 하라”고 언급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정도였다.

수요 따라 가격변동 … 규제 신중해야

이후 자연스럽게 숙박업 불공정거래 규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지난 6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담합 등 불공정 행위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안이 일부분 마련되었다. 이 중 재판매를 목적으로 객실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면 계약금 환급뿐만 아니라 취소된 요금의 200%까지 추가 배상하도록 하는 방안이 눈에 띈다. 일부 업주의 과도한 욕심과 상도덕 결여는 여행자와 현지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며, 이들이 위법한 행위를 통해 이익을 도모한다면 이는 당연히 제재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인 바가지요금 개념의 호텔산업 적용에는 좀 더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바가지요금을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명확하거나 합의된 정가가 있다면 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바가지요금이 될 테지만, 문제는 다수의 호텔에는 이러한 준거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공급량(객실 수)이 고정된 호텔은 시장 수요의 변동에 따라 가격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영기법을 ‘수익관리(revenue management)’라고 칭한다. 고객들은 성수기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만 거꾸로 비수기에는 성수기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 수익관리 기법이 적용된다면 이론적으로는 고객이 손익분기 가격 아래로 객실을 예약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한두 달 전과 비교해 수십 배에 달하는 객실료는 필자에게도 지나치게 높아 보인다. 이제껏 우리나라 숙박 산업에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수준의 수요 급증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시청자가 가장 많은 스포츠 경기인 슈퍼볼(Super Bowl) 때 호텔 요금이 보통 2~3배 정도 상승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BTS의 세계적 위상과 관광산업에의 파급력 역시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된다.

‘온라인 구전’ 시대 … 자정활동 나서야

객실료 변동성의 직접 규제가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다. ‘온라인 구전(eWOM)’이 여느 때보다 활발한 시대에 불합리함은 단순히 개인 경험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공정성에 대한 소비자의 규범적 판단은 항상 법의 경계보다 더 엄격하기 마련이다. 폭리를 취하는 숙박업소가 즐비하다는 소문이 난 곳엔 결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것이다.

3월의 광화문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서울불꽃축제 기간에 여의도 인근 호텔 숙박비가 급증해 바가지요금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은 바 있다. 지역 의 미래 관광산업을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 나갈 업계의 자구책과 자정 작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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