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리인상, 기폭제 되나⋯엔 캐리 청산 뇌관 ‘재깍재깍’

입력 2026-09-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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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이달에만 3% 넘게 상승
日 기준금리 1.25%로 31년 만에 최고 전망
해외 엔화 차입액 360조엔 사상 최대
급격한 청산보다 점진적 축소에 무게

일본 엔화 가치가 이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3% 넘게 오르면서 7개월 만의 강세를 보이자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이 다시 부상했다.

1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장은 이미 일본은행(BOJ)이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 연 1.25%로 올릴 가능성을 엔화에 반영하고 있다. 1.25%는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추가 인상 기대마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본은행이 긴축 가속 신호를 내보낸다면 엔 캐리 청산도 빨라질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달러나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와 해외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미ㆍ일 금리 차와 엔저가 수익의 핵심이다. 일본 금리가 오르거나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서둘러 기존 투자자산을 팔고 달러를 엔화로 바꿔 갚게 된다. 이를 엔 캐리 청산이라고 한다. 엔 캐리 청산이 대규모로 벌어지면 엔화 강세와 글로벌 주식 등 위험자산 하락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마테오 조반니니 중국공상은행 선임 재무 매니저는 SCMP에 “엔화 강세와 일본은행 긴축 기대감이 커지면 엔화로 포지션을 조달하는 비용이 상승하는 동시에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도 커진다”며 “이에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제프리스가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외의 엔화 차입액은 3월 기준 사상 최대인 360조엔(약 3160조원)에 달한다. 증가 폭도 최근 30년 중 최대로 기록됐다. 그만큼 청산 규모가 커지면 글로벌 시장에도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7월 일본은행의 깜짝 금리 인상 당시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가 하루 만에 12.4% 폭락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ㆍ달러 환율은 154엔대에서 141엔대까지 떨어졌고 캐리 거래도 빠르게 청산됐다.

물론 현재 미·일 정책금리 차가 약 2.75%p로 여전히 큰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금리 차가 단기에 크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인 만큼 2024년 같은 급격한 청산보다는 점진적인 축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카를로스 카사노바 유니온방케르프리베(UBP)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위험 대비 수익성은 약해졌지만 미·일 금리 차가 여전히 캐리 트레이드를 받쳐주고 있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는 대체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일본 기관투자자의 해외자금 환류까지 본격화하면 엔화 강세와 해외 주식·채권 매도 압력이 함께 커질 수 있고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산시장 변동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시장은 우려했다.

조반니니 매니저는 “시장이 향후 1년간 일본은행 긴축 속도가 연준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하기 시작하면 캐리 트레이드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현재 일본은행이 향후 정책 방향을 점점 더 매파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6개월 동안 0.75~1%p 추가 긴축과 최종 금리 2%를 예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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