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조직’ 활동 첫 인정…가족정당·유령 시도당 의혹도 반박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른바 ‘언더조직’으로 불리는 비공개 정파에서 과거 활동한 사실은 인정한 반면, ‘낙태금지·혼전순결’ 등의 가치관을 가졌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가족정당 운영과 유령 시도당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약 35분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용 후보자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례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과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거취 표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용 후보자는 자신이 야당 소속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로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관행에 대해 “비례의원직의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먹기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고보조금을 유지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반박했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은 6년 동안 분기별 900만원, 1명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국고보조금으로 정당 운영을 해왔다”며 “개인의 영달이 중요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직 대신 장관직을 수행하고 큰 정당으로 들어가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개인의 영달보다 모두의 존엄이라는 꿈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명을 수락한 것”이라고 했다.
과거 이른바 ‘언더조직’으로 불리는 비공개 정파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참여 사실을 인정했다. 용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이 거세지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른바 ‘언더조직’이라는 비공개 정파에 참여한 것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직이 “성차별적·위계적 문화,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2017년에 자체 해산했다”며 당시 조직 문화에 상처받은 옛 동료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조직에서 ‘낙태금지·혼전순결’ 등의 가치관을 공유했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낙태금지·혼전순결’이라는 8글자가 저의 신념이었던 적 없고 저의 삶을 규율한 적도 없다”며 “제가 그 문건을 누군가에게 읽게 한 적도, 그 내용을 강요한 적도, 강요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비공개 정파가 해산한 뒤 기본소득당 창당으로 조직이 이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2017년 해산한 비공개 정파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본소득당이 국고보조금 수령 등을 목적으로 이른바 ‘유령 시도당’을 운영했다는 의혹도 반박했다. 용 후보자는 농장으로 알려진 충남도당 사무실에 대해 “수십 년 전 귀농해 살고 있는 우리 당 충남도당위원장의 자택”이라며 “법률상 시도당은 반드시 사무소 주소를 두어야 하고 유일한 상근자이자 사무를 직접 담당하는 위원장의 자택을 사무소 주소로 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관리위원회 신고·수리와 실사도 마쳤다며 “허위 등록이 아니고 정당법상 위법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당비 납부를 통한 절세 의혹과 ‘가족정당’ 논란에도 적극 해명했다. 용 후보자는 지난 7년간 약 6억원의 당비를 냈고 이 가운데 자신의 소득으로 납부한 금액이 약 3억원이라면서 “당비 3억원을 납부하고 3600만원을 절세하는 것보다 그냥 3억원을 제가 갖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 아니냐”고 반박했다. 배우자가 기본소득당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6년2개월 동안 약 1억6000만원을 받았으며, 육아휴직 기간을 제외하면 월평균 약 250만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0여 일 동안 문제가 아닌데도 문제라고 보도가 이어지고, 해명을 해도 해명이 실리지 않는 보도가 이어졌다”며 “이것은 검증이 아닌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검증은 필요하고 공직자로서 나서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라면서도 사실관계가 소명된 사안은 그에 맞게 보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관 후보자로서의 정책 추진 의지도 재확인했다. 용 후보자는 “가장 포괄적이고 촘촘한 교제폭력방지법을 만들어낸 실력으로 여성들의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며 “모두를 위한 성평등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용 후보자는 국민의힘을 향해 “인사청문회를 열어달라”며 “지금껏 준비해온 대로 국민 앞에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