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히트펌프에 ‘물탱크’ 더했다…LG가 유럽서 묶어 파는 이유

입력 2026-09-10 10: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써마브이·OSO 버퍼탱크 결합 첫 유럽 수주
냉난방·온수·열저장 아우르는 B2B 솔루션
‘탈가스’ 속도 내는 네덜란드 시장 공략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아파트 건설 현장 옥상에 설치된 LG전자 실외기 모습.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아파트 건설 현장 옥상에 설치된 LG전자 실외기 모습.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리더케르크(Ridderkerk). 새로 들어선 102세대 규모 아파트 옥상에는 실외기 형태의 설비들이 빼곡하게 설치돼 있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LG전자의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도 눈에 들어왔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신축 아파트지만 냉난방과 온수를 책임지는 방식은 기존 가스보일러 중심의 주택과 달랐다.

이곳에는 LG전자의 써마브이와 지난해 인수한 노르웨이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솔루션이 적용됐다. LG전자가 히트펌프와 버퍼탱크를 패키지로 묶어 유럽에서 기업 간 거래(B2B) 수주에 성공한 첫 사례다.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왼쪽)와 강성빈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PD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히트펌프 솔루션 설치 과정과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왼쪽)와 강성빈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PD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히트펌프 솔루션 설치 과정과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써마브이는 가스를 태우는 대신 외부 공기에서 얻은 열에너지로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원리는 냉장고와 비슷하다. 냉장고가 내부의 열을 밖으로 내보낸다면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의 열을 활용해 집을 데운다. LG전자의 고효율 인버터 스크롤 컴프레서를 적용해 투입되는 전력 대비 약 4~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결합된 버퍼탱크는 히트펌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완충장치’다. 히트펌프로 데운 물을 일정량 저장하고 온도를 유지한 뒤 난방 배관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가령 거실과 방 3개를 모두 난방하다 방 하나만 난방하면 순환하는 물의 양이 급격히 줄면서 물 온도가 빠르게 오를 수 있다. 버퍼탱크는 이때 남는 뜨거운 물을 저장하거나 기존에 저장된 물과 섞어 온도를 안정시킨다. 히트펌프가 짧은 간격으로 켜졌다 꺼지는 것을 줄여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의 부담과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동시에 낮추는 방식이다.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 LG전자의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가 설치돼 있다.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 LG전자의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가 설치돼 있다.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는 “히트펌프 기술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사용돼 온 기술”이라며 “버퍼탱크는 일정량의 난방수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히트펌프가 일관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는 LG전자가 히트펌프 ‘단품’에서 냉난방과 온수를 묶은 B2B 솔루션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건설사가 히트펌프와 버퍼탱크 업체를 각각 찾아 발주하고 관리해야 했다. LG전자는 두 제품의 용량과 배관, 제어 방식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 공급한다. 고객은 시공과 사후관리 부담을 줄이고, LG전자는 냉난방에서 온수와 열 저장·제어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지난해 OSO를 인수한 효과도 실제 수주로 이어졌다. 클라우스 리더는 “유럽 고객의 요구가 보다 편리하게 냉난방과 온수, 열 저장과 제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바뀌고 있다”며 “다양한 탱크 라인업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온수 솔루션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취재진들에게 LG전자의 히트펌프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취재진들에게 LG전자의 히트펌프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리더케르크(네덜란드)=이수진 기자)

특히 네덜란드는 히트펌프 확대에 적극적인 시장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 약 700만 가구와 100만개 건물을 대상으로 2050년까지 가스 사용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더케르크와 같은 신축주택은 원칙적으로 가스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과 기업의 에너지 효율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LG전자는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5개국 10만 가구 이상에 히트펌프를 공급한 데 이어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제 히트펌프 한 대를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온수와 열 저장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유럽 B2B 냉난방공조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투데이 ‘2027 테크 퀘스트’ 10월 개최⋯대한민국 AI의 미래를 묻다
  • "집 보여주면 돈 내라"⋯공인중개사 '임장비' 법적 근거 논란
  • 뉴욕증시, 유가·국채금리 급등에 하락…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 애플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실물 모습
  • 이강인 선발 아틀레티코, 리버풀에 역전패…챔스 리그페이즈 경기 결과
  • 베선트 ‘3배 바이백’도 안 먹혔다⋯美 10년물 금리 3년 만에 최고
  • 올해 국산 신약 3개째…한미·셀비온까지 ‘5개’ 채울까
  • 코인거래소에 1조 베팅한 증권가…디지털자산 ‘혈맹지도’ 완성 [증권가 코인 전쟁 ①]
  • 오늘의 상승종목

  • 09.10 11:5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6,270,000
    • -0.62%
    • 이더리움
    • 3,357,000
    • -0.89%
    • 비트코인 캐시
    • 341,800
    • -2.7%
    • 리플
    • 1,889
    • -1.97%
    • 솔라나
    • 138,200
    • -1.71%
    • 에이다
    • 289
    • -2.36%
    • 트론
    • 460
    • -0.22%
    • 스텔라루멘
    • 245
    • -3.9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020
    • -4.76%
    • 체인링크
    • 16,080
    • -4.74%
    • 샌드박스
    • 48.88
    • -6.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