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9일 제15차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에 대해 자본시장법 제360조에 따른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가로 단기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삼성증권을 포함해 모두 8곳으로 늘었다. 기존 사업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이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발행어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업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고객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금융과 채권, 대출 등에 운용해 수익을 낸다.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진출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삼성증권은 2017년 초대형 IB로 지정된 뒤 단기금융업 인가에 도전했지만 당시 대주주 사법 리스크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재도전에 나섰다. 올해 4월에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안건소위원회 심의를 잇달아 통과했지만 거점점포 제재 이슈로 최종 의결 직전 보류됐다.
해당 제재가 올해 7월 말 인가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기관경고로 확정되면서 인가 절차가 다시 속도를 냈다. 2017년 첫 도전 이후 약 9년 만에 발행어음 사업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발행어음 시장은 이미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7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발행어음 조달액은 5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1% 증가했다. 지난해 시장에 뛰어든 키움증권도 발행어음 잔액을 빠르게 늘리며 후발주자 경쟁에 불을 붙였다.
삼성증권은 리테일 고객 기반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2분기 말 삼성증권의 리테일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은 5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기존 고객을 발행어음 수요로 얼마나 전환하느냐가 초기 점유율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이 8조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16조원 안팎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어 대형 증권사의 핵심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금리 환경은 변수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함께 오르면 발행어음의 상대적인 금리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3% 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과 법인 모두 연 4.0%, NH투자증권은 3.95%를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개인, 하나증권 개인 금리는 각각 3.85% 수준이다.
금융위는 “이번 인가로 단기금융업무 영위가 가능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모두 8개사가 됐다”며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의 다양한 자금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