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집 안으로, 中은 로봇으로⋯IFA서 맞붙은 ‘AI 굴기’ [IFA 2026]

입력 2026-09-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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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용자 이해하는 ‘AI 일상 동반자’ 강조
LG, 가사 부담 줄이는 ‘제로 레이버 홈’ 제시
中, 휴머노이드·컴패니언 로봇으로 기술력 과시

▲IFA 2026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3일(독일 현지시간) 외신 기자들과 가전업계 관계자들이 LG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공간과 제품, 서비스를 AI로 연결해 고객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조율하는 AI홈을 선보인다. (사진=LG전자)
▲IFA 2026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3일(독일 현지시간) 외신 기자들과 가전업계 관계자들이 LG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공간과 제품, 서비스를 AI로 연결해 고객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조율하는 AI홈을 선보인다. (사진=LG전자)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6’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AI를 보여주는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를 가전과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데 집중했다면, 중국 기업들은 걷고 뛰고 일하는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이 ‘생활 속 AI’를 강조했다면 중국은 눈앞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기술력을 각인시키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삼성전자가 던진 메시지는 ‘AI 일상 동반자’다. 가전끼리 연결되는 기존 AI홈에서 한발 더 나아가 AI가 사용자의 생활 방식과 필요를 이해하고 엔터테인먼트와 건강관리, 에너지 절감 등 일상 전반을 돕는 ‘AI 리빙’을 강조했다.

냉장고가 보관 중인 식재료를 파악해 요리를 제안하고, 세탁기는 세탁물에 맞춰 물과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한다. TV는 시청자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와 정보를 제시하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까지 연결된다. 사람이 각각 기기를 조작하는 대신 AI가 사용자를 이해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삼성이 그리는 미래다.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LG전자는 AI가 집안일의 수고 자체를 줄이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에 무게를 뒀다.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CLOiD)’는 사람 대신 가사노동을 수행하고, AI홈 허브 ‘씽큐 온’은 집 안의 가전과 서비스를 연결해 생활의 맥락을 파악한다. 새롭게 공개한 ‘씽큐 클로(ThinQ Claw)’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집 밖에서도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AI홈과 대화할 수 있다.

예컨대 “나 이제 들어가”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사용자의 위치와 귀가시간, 평소 선호하는 온도를 파악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미리 가동할지 제안한다. 사용자가 일일이 가전을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행동을 제안하는 ‘AI 집사’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AI에 ‘몸’을 입히는 데 집중했다. 올해 IFA에서는 유니트리(Unitree), 애지봇(Agibot), 엔진AI(EngineAI) 등 중국 로봇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사람과 축구를 하고 서로 격투를 벌이는 휴머노이드부터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는 가정용 로봇, 사람과 교감하는 컴패니언 로봇까지 형태와 쓰임새도 다양했다. 실제 올해 IFA에는 중국 기업 932곳이 참가해 전체 참가사의 절반에 육박했다.

한국 기업들이 AI의 존재를 최대한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생활을 보여줬다면 중국 기업들은 오히려 AI의 존재감을 극대화했다. 로봇이 걷고 공을 차고 물건을 집는 모습 자체가 기술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로봇이 전시 관계자들과 함께 축구공을 차며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abc123@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로봇이 전시 관계자들과 함께 축구공을 차며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abc123@

가전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전자·LG전자와 달리 유럽 시장에서 첨단 기술기업 이미지를 강화해야 하는 중국 기업들에는 휴머노이드가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화려한 로봇 시연이 곧바로 유럽 시장의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은 유럽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는 마케팅의 성격도 있다”며 “미국 IT 전시회인 CES와 달리 IFA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행사다. 유럽은 친환경과 기후 대응, 탄소중립 관련 규제가 강한 만큼 중국 기업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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