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씩 사고팔던 외국인 ‘멈칫’…매매 규모 3분의 1로 ‘뚝’

입력 2026-09-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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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거래일 일평균 순매매 6917억원
직전 20거래일 2.3조원의 30% 수준
유가 90달러·美 10년물 4.79% 부담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국내 증시에서 하루 수조원씩 사고팔던 외국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일평균 순매매 규모가 직전 20거래일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일에는 2조원 가까운 매물을 쏟아내며 코스피 급락을 부추겼지만 최근 흐름을 넓혀 보면 시장 방향에 대한 외국인의 베팅 강도는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태다. 국제유가와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위험자산을 둘러싼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6거래일간 코스피 외국인의 일평균 순매매 규모는 6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별 순매수와 순매도 금액의 절댓값을 평균한 수치다. 직전 20거래일 일평균 2조3000억원의 약 30% 수준으로 70% 가까이 감소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1148억원을 순매도한 뒤 27일 133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후 28일 8525억원, 31일 6434억원, 이달 1일 496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날에는 매도 규모가 다시 1조9094억원으로 커졌다.

8월 중순까지와 비교하면 변화가 뚜렷하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 3조4726억원을 순매도한 뒤 이튿날 1조7068억원을 순매수했다. 24일과 25일에는 각각 3조6691억원, 3조8140억원을 팔았다. 하루 수조원씩 증시를 오가던 외국인이 최근에는 이날을 제외하면 하루 순매매 규모를 1조원 아래로 낮춘 셈이다.

전날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대외 악재가 겹치며 크게 밀렸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3.08포인트(3.99%) 내린 6562.72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7원 내린 1368.7원으로 원화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 매도를 막지는 못했다.

최근 시장은 유가와 금리 등 매크로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다. 미국과 이란 간 교전 재개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4.60% 오른 배럴당 94.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20% 상승한 90.22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운다. 주요국 재정 불안까지 맞물리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9% 부근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국채에서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시장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적용하는 할인율도 높여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운다.

신현용·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타격에 유가가 6주래 최고치로 치솟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025년 1월 이후 최고로 뛰면서 성장주가 3거래일째 매물을 받은 리스크오프의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시장 전체 베팅은 줄었지만 업종별 선택은 뚜렷하다. 최근 3개월 외국인 지분율은 은행이 3.3%포인트 늘었고 소매는 2.8%포인트 증가했다. 보험과 증권도 각각 1.6%포인트, 1.5%포인트 높아졌다. 원화 매출 비중이 높은 금융·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지분을 확대했다.

반면 수출 제조업 비중은 줄였다. 상사·자본재의 외국인 지분율은 5.4%포인트 낮아졌고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각각 1.8%포인트, 1.4%포인트 감소했다. IT가전(-0.9%포인트), 자동차(-0.7%포인트), 기계(-0.3%포인트)도 하락했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이 시장 전체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기보다 매매 규모를 줄이고 업종을 선별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셈이다. 특히 유가와 금리가 시장의 심리적 부담선까지 올라선 만큼 대외 변수의 안정 여부가 외국인 수급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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