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물가 충격까지…채권시장은 ‘퍼펙트스톰’

입력 2026-09-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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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 3.4%, 3년3개월만 최고, 수요측 물가압력 재부각
유가·글로벌 금리 급등까지 악재…“대외여건 안정이 우선”
전문가들, 금리 상단 국고3년 4.0~4.3%·10년 4.5~4.7%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무산담(오만)/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무산담(오만)/로이터연합뉴스)

채권시장이 물가와 유가, 글로벌 금리, 공급 부담이 한꺼번에 겹친 ‘퍼펙트스톰’에 빠졌다. 8월 소비자물가가 3%대로 올라선 데다 근원물가는 3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분쟁 재개로 국제유가와 미국채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은 당분간 호재를 찾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2일 국가데이터처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보다 3.1%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3.4% 올라 2023년 5월(3.8%)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지만, 외식 이외 개인서비스 등 수요측 물가압력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 서비스물가에서 수요측 압력이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9월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소멸로 낮아지겠지만 근원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전쟁과 비용충격 전이, 수요측 압력 확대에 따라 근원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은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당시 “강한 성장세 속에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해지고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우려가 있다”며 “기조적인 수요압력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가 근원물가”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당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3.3%와 2.9%, 근원물가 상승률을 모두 2.5%로 전망했었다.

실제 2010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200개월을 분석한 결과 CPI 상승률과 국고채 3년물 금리간 동행 상관계수는 0.694였다. CPI가 7~8개월 선행할 때 국고3년물과의 상관계수는 0.802까지 높아졌다. 근원CPI도 국고3년과 0.650의 동행 상관관계를 보였고, 4개월 선행시 0.684로 정점을 기록했다.

상관관계란 ±1 사이 값을 가지며 플러스(+, 양) 값을 갖는다는 것은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미이며, 마이너스(-, 부) 값을 갖는다는 것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각사)
(각사)

다만, 최근 원화 채권 금리 급등에는 물가보다 성장 호조와 대외 악재가 더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밤사이 미국과 이란 분쟁에 두바이유는 8.57% 급등한 배럴당 98.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도 각각 5% 넘게 올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4.793%를 기록해 2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채 10년물 금리 역시 전날 장중 한때 3%를 돌파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연속 3% 안팎의 성장이 이어진다면 유가가 안정돼도 긴축 사이클이 멈추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3%대 물가는 기저효과로 예상했던 부분”이라면서도 “유가 급등과 미국채 금리 상승, 연준 인상 우려가 겹친 상황은 지난 6월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2일자는 오전 금융투자협회 고시금리 기준 (금융투자협회)
▲2일자는 오전 금융투자협회 고시금리 기준 (금융투자협회)

이에 따라 원화 채권시장 안정 계기도 대외 요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선제적 인상으로 국내에서 대응할 부분은 이미 대응했다”며 “미국 국채 수급불안과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내 금리도 안정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승원 연구원도 “유가가 하락하고 미국 고용 둔화로 연준 인상 우려가 완화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재균 연구원 역시 “유가와 글로벌 금리, 국고채 공급까지 모두 부정적”이라며 “유가와 중동 정세 안정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실물경제 둔화 내지 이를 선행하는 시장지표 조정 시점이 채권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박준우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둔화나 미국 S&P500 내지 나스닥 지수의 10% 안팎 조정이 나타나야 금리의 변곡점이 형성될 것”으로 봤다.

한편, 이날 오전 금융투자협회 고시에서 통안2년물과 국고3년물은 3.6bp씩 상승한 3.814%와 3.914%를 기록 중이다(채권 약세), 국고10년물은 3.7bp 오른 4.408%를, 국고30년물은 3.2bp 올라 4.659%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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