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사상 첫 한달 내내 4달러 웃돌아
금리인상 전망에도 연준에 인하 압력
정유업계 소집·전략비축유 확충 추진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4.75%를 돌파해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국채 매도세가 전 구간으로 확산하면서 5년물 금리도 지난해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0.05%포인트(p) 오른 5.26% 안팎까지 상승했다.
이날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국제유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가 3% 가까이 뛰자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국채시장에 반영됐다.
자동차가 주요 이동수단인 미국에서 고유가는 소비자에게 직격탄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8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90센트 상승했다. 가격은 8월 한 달 내내 갤런당 4달러를 웃돌았는데 이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앞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지난달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물가 안정을 강조하며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64.2%로, 일주일 전의 41.4%에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금리는 너무 높다”며 “미국은 단연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가가 긴축의 필요성을 키우는 상황에서 연준에 정반대의 정책을 요구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반대하는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나는 그를 매우 존중하며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면서 워시 의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다.
치솟는 물가를 향한 여론은 심상치 않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민주당이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의 하원 장악을 끝내고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은 89%, 상원까지 탈환할 확률은 51%로 나타났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정유업계 경영진까지 호출했다.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정유업계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불러모아 휘발유 가격 인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활용해 44년 만에 최저 수준인 전략 비축유를 다시 채우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전날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산 원유로 내가 하려는 일 중 하나는 전략 비축유를 채우는 것”이라며 “작업은 조만간 시작할 것이고 이는 베네수엘라가 미국 국민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노후화된 인프라와 불안정한 전력 공급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단기 증산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7억 배럴이 넘었던 미국의 전략 비축유는 현재 40% 수준인 2억8970만 배럴만 남겨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