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사업 따로 키운다…SKT·네이버 ‘별도 법인’ 승부수

입력 2026-08-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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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외부 자금 유치, 리스크 전이 차단 목적
SKT ‘그룹 수직계열화’·네이버 ‘외부 연합’ AI 풀스택 확보

SK텔레콤·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표 ICT 기업이 AI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조직 재편에 나섰다. AI 데이터센터(AIDC)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사업을 기존 사업과 분리해 대규모 외부 투자를 끌어들이고, 신설법인의 사업 리스크가 모회사로 전이되는 것을 제한하는 전략이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SKT는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DC)와 해저케이블 사업을 인적분할해 AIDC 인프라 전문회사 ‘SK호라이즌’을 출범한다. 내년 1분기 분할 완료가 목표다.

SK호라이즌은 SK브로드밴드가 운영 중인 DC 8곳과 울산·구로에서 신규 건설 중인 AIDC를 포함해 총 318메가와트(MW) 규모 인프라의 운영·확장을 맡는다. SKT는 2029년부터 총 5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5년까지 15GW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SKT는 지난달 AIDC 사업 개발 전문회사 ‘SK하이퍼’를 설립한 데 이어 SKB에서 DC 분야를 떼어내며 본격적인 AIDC 추진 체계를 완성했다. SKT가 그룹의 AIDC 사업 전략을 총괄하고 SK호라이즌은 기존 인프라 운영·확장, SK하이퍼는 대규모 AIDC 개발을 담당하는 구조다.

SKT는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국내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신설 법인에 약 3조8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거래에 따른 단계적 투자가 완료되면 SKT가 지분 51%, KKR과 IMM 컨소시엄이 각각 29%, 20%의 SK호라이즌 지분을 보유한다.

네이버도 엔비디아·브룩필드와 추진하는 ‘AI 팩토리’ 사업을 담당할 운영사를 100% 자회사로 설립한다. AI 팩토리 가동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설비를 구입·소유하는 특수목적법인(SPV)은 브룩필드가 조성한다. 브룩필드는 최대 90억달러를 투입해 SPV를 구성하며 엔비디아는 네이버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를 지분 투자한다.

카카오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의사결정·자본배분 효율화를 이유로 카카오AI와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과 AI·광고·커머스를 묶는다. 카카오X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거느리고 미래 성장사업 투자를 담당한다.

전문가들은 SKT와 네이버의 방식이 대기업의 AIDC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석적인 구조라고 평가한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SK호라이즌 설립은 AIDC라는 최근 트렌드로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신설법인의 리스크가 모회사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링펜싱(Ring-fencing)’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AIDC 사업이 통신사에 묶여 있을 경우 독립적인 사업가치를 인정받는 데 한계가 있다. 최 교수는 “AIDC 사업은 15~20배 수준의 멀티플을 인정받을 정도로 투자 매력이 높다”며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자산운용사의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이 전부 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SKT와 네이버는 AI 풀스택을 구축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SKT는 반도체부터 AI 인프라,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SK그룹 내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그룹 내부에 반도체 등 제조 역량을 보유하지 않은 네이버는 외부 기업과의 협업으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룹 내부 수직계열화 대신 외부 파트너십을 결합한 ‘네이버식 AI 풀스택’을 구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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